[사진]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맥스 슈어저(37)가 79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100구 넘게 던져도 교체되기 싫어 감독에게 화를 내던 '승부욕의 화신' 슈어저가 이번에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스스로 지쳤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2연패를 당한 다저스로선 초비상이다.
슈어저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벌어진 2021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 선발등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맞아 4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2 동점 상황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4-5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3회까지 실점 없이 막은 슈어저는 4회 작 피더슨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5회 선두 댄스비 스완슨에게 안타를 맞은 뒤 다음 타자 올랜도 아르시아를 3구 삼진 처리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좌완 알렉스 베시아로 투수를 교체했다.
로버츠 감독은 마운드로 향할 때부터 슈어저에게 박수를 치며 교체를 알렸고, 슈어저는 주저하지 않고 공을 넘겼다. 투구수는 79개. 승부욕이 남다르기로 소문난 슈어저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는 순순히 교체를 받아들였다. 투구 강행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슈어저에겐 이상 신호였다.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맥스 슈어저와 이야기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이유가 밝혀졌다. 슈어저는 5회 교체 상황에 대해 "나보다 베시아가 더 나을 것 같았다. 좌타자 상대로 그가 나보다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팔이 많이 지쳤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피곤했다. 공을 던질수록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고백했다.
슈어저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최종 5차전에 구원으로 1이닝 13구를 던진 뒤 이틀을 쉬고 이날 NLCS 2차전 선발로 출격했다. 앞서 12일 NLDS 3차전 선발 7이닝 110구를 뿌린 뒤 이틀 쉬고 불펜 알바를 나섰던 슈어저에겐 강행군의 연속이었고, 로버츠 감독도 이날 그를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로테이션 순서상 슈어저는 NLCS 5~6차전 중으로 선발등판할 게 유력하다. 1~2차전 패배로 코너에 몰린 다저스가 3~4차전 연승을 거두지 않는다면 지친 슈어저가 벼랑 끝에서 나서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만약 5차전 선발이면 3일 휴식 등판이 된다. 슈어저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만한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다저스에 위기감이 점점 고조된다. /waw@osen.co.kr[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