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ACL 우승 도전 마무리한 울산 현대, K리그1·FA컵 정상 도전 남았다-“2021년 울산 계획에 트레블은 없었다”-“ACL 준결승전 잊고 K리그1 33라운드, FA컵 준결승전 준비해야 한다”-“주장 이청용, 재활 중일 때도 팀 중심 잡아주는 등 책임감 아주 강하다”울산 현대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 패배를 하루빨리 잊어야 한다. 울산 현대는 2021년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4경기를 마치지 않았다.울산은 10월 2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2021시즌 K리그1 33라운드 성남 FC와의 대결을 벌인다. 2021시즌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마지막 경기다.울산은 K리그1 단독 선두다. 울산은 2021시즌 32경기에서 18승 10무 4패(승점 64점)를 기록했다. K리그1 우승을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울산은 2위 전북 현대에 승점 1점 앞선다. 울산은 파이널 라운드 포함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전북과의 시즌 마지막 대결도 남았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선두 자릴 내줄 수 있다.울산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은 포항과의 ACL 준결승전에서 온 힘을 다했다”며 “팀을 빠르게 추슬러서 K리그1 33라운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 머릿속에 트레블(리그+FA컵+ACL 우승)이란 계획은 없었다. 매 경기 온 힘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ACL은 잊고 K리그1과 FA컵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2경기 연속 120분 혈투 울산, 선수들 체력과 에이스 이동준 이탈이 걱정이동준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울산 현대 윤일록(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울산 현대는 10월 24일 K리그1 33라운드 성남 FC와의 경기를 마친 뒤 FA컵 준결승전을 준비해야 한다. 울산은 27일 전남 드래곤즈(K리그2)와의 2021시즌 FA컵 준결승전을 치른다.전남은 돌풍의 팀이다. 올 시즌 FA컵 준결승에 오른 팀 가운데 K리그1 소속이 아닌 건 전남이 유일하다. 전남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대회 8강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이겼다. 2021시즌 K리그2 10개 구단 가운데선 최소실점(34경기 27실점)을 기록하며 승격을 노리고 있다.울산은 새로운 걸 준비할 시간이 없다. 17일 전북 현대와의 ACL 8강전(3-2)을 시작으로 전남과의 FA컵 준결승전까지 10일간 4경기를 치르고 있다. ACL, K리그1, FA컵 등 팀의 2021년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경기들이다.주축 선수들의 회복이 관건이다. 울산은 ACL 8강과 준결승전 모두 연장전까지 치렀다. 120분 혈투였다. 20일 포항과의 ACL 준결승전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23)의 예상하지 못한 퇴장(후반 23분)으로 체력 소모가 더 컸다.울산의 고민은 또 있다. 에이스 이동준(24)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동준은 ACL 8강과 준결승전 모두 결장했다. 이동준은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시리아와의 경기(2-1)를 마친 뒤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이동준은 2021시즌 울산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이동준은 올 시즌 K리그1 28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올렸다. 울산에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인 건 이동준이 유일하다.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울산은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바코(8골), 이동경(4골), 윤빛가람(3골), 오세훈(3골) 등 다양한 선수가 득점을 터뜨리는 팀이다. 울산은 2021시즌 K리그1 32경기에서 53골을 넣었다. 전북(32경기 56골)에 이어 K리그1 팀 최다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한 시즌 성패 좌우할 중요한 시기, ‘베테랑’의 활약이 중요하다2020시즌 울산 현대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이끈 공격형 미드필더 윤빛가람(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울산 현대는 2019시즌부터 2년 연속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9시즌엔 K리그1 최종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1-4로 크게 패하며 우승컵을 전북 현대에 내줬다. 울산은 2019시즌 전북과 승점(79)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1골이 부족했다.2020시즌엔 두 개의 우승컵을 전북에 내줬다. 울산은 2020시즌 포항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0-4로 패했다. 울산은 이후 펼쳐진 전북과의 리그 마지막 대결에서도 0-1로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울산은 2020시즌 전북보다 승점 3점이 모자랐다. 다득점에선 8골이나 앞섰지만 또 한 번 우승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울산은 2020시즌 FA컵 결승전에서도 전북을 만나 1무 1패를 기록했다.울산은 2021시즌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이했다. 울산은 포항에 가로막혀 ACL 2연패 도전을 마무리했다. 전북을 꺾고 ACL 준결승에 오른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2021시즌 울산은 새판을 짰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이동준, 이동경(24), 원두재, 설영우(22) 등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했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선 외국인 공격수 루카스 힌터제어(30)를 떠나보내고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오세훈(22)에게 주전 스트라이커 자릴 맡겼다.울산에 젊은 피만 있는 건 아니다. 베테랑도 있다. 주장 이청용(33)을 비롯해 윤빛가람(31), 김태환(32), 홍 철(31), 불투이스(31) 등은 경험이 풍부하다.홍 감독은 “이청용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 중심을 잘 잡아준다”며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을 땐 클럽하우스에서 제 역할에 충실히 한다. 주장이란 직책에 걸맞은 책임감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올여름 이적 시장에선 윤일록(29)도 품었다. 윤일록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프랑스 리그앙 몽펠리에에서 유럽 무대를 경험한 검증된 자원이다.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윤일록은 ACL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윤일록은 “리그앙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울산 유니폼을 입은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몸 상태가 좋아지는 걸 느낀다. 특히나 감독님이 굳건한 신뢰를 보내준다. 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울산엔 우승컵만 11개 들어 올린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35)도 있다. 신형민은 포항 시절 FA컵 2회(2008, 2012), 리그컵 1회(2008·폐지), ACL 1회(2009) 정상에 올랐다. 전북에선 K리그1에서만 5차례(2014, 2017~2020) 우승을 맛봤다. 2020시즌엔 리그에 이어 FA컵에서도 정상 등극을 도왔다. 신형민은 2016시즌 안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전신)에서 K리그2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신형민은 2021시즌 친정팀 전북과의 대결마다 팀 중심을 잡았다. 매 경기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솥밥을 먹었던 전 동료들과의 신경전도 피하지 않았다.“전북 유니폼을 입고 상대팀으로 만난 울산엔 ‘파이터’가 없었다. 기술 좋은 선수만 있었다. 울산, 전북 모두 K리그1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팀이다. 선수 개인 기량 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울산은 전북이 강하게 나오면 위축되는 게 보였다. 고비를 넘어서려면 더 강해져야 한다. 축구는 기술만 가지고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4월 21일 올 시즌 첫 전북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했던 신형민이 남긴 말이다.선수단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