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감독직에서 불명예를 남긴 맷 윌리엄스(56) 전 감독의 샌디에이고행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밥 멜빈 신임 감독과 인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KIA는 시즌이 끝난 뒤 윌리엄스 감독 및 조계현 단장과 결별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팀 개편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및 감독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윌리엄스 감독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역대 KBO리그 감독 계약 중 최대급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2년간 성적과 리빌딩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게다가 팀 내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2022년 시즌을 의욕적으로 구상하고 있었던 단계로, 내부에서 받은 충격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한국을 떠난 윌리엄스 감독이 메이저리그(MLB) 지도자로 컴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현역 시절 당대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윌리엄스 감독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워싱턴의 지휘봉을 잡았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오클랜드의 주루 코치로 활약했다. 당시 오클랜드 감독이 최근 샌디에이고 사령탑에 오른 멜빈 감독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은 최근 독자와 질의응답 코너에서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질문에 윌리엄스 감독을 주목했다. 샌디에이고는 아직 코칭스태프 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적어도 벤치코치와 타격코치가 새로 필요하고, 향후 개편에 따라 추가적으로 코치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린은 “아마도 멜빈은 최근 한국의 KIA에서 두 번의 부진한 시즌을 보낸 뒤 팀과 결별한 전 워싱턴 감독 맷 윌리엄스에 의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린은 윌리엄스 감독이 오클랜드 코치 시절 멜빈 감독과 호흡을 맞춘 것을 상기한 것에 이어 멜빈 감독의 신임이 각별하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멜빈 감독은 지난해 ESPN와 인터뷰 당시 “이기적인 이야기지만, 맷(윌리엄스 감독)을 잃고 싶지 않았다”면서 “맷 윌리엄스보다 더 뛰어난 코치는 없다”며 든든한 신임을 드러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맷 올슨, 마커스 시미언, 맷 채프먼 등의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분이 자유로워진 윌리엄스 감독은 멜빈 감독이 주목할 만한 인사임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감독직에서 내려온 지도자들이 타 팀 코치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흔하다.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도 미국을 떠나 마이애미 코치로 재취업했다. LA 다저스 시절부터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면 김하성(26·샌디에이고)과 만날 수도 있다.
다만 당장은 확률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윌리엄스 감독이 적어도 1년 정도는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IA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경질됐다. 아직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컴백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