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AFF 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캡처박항서(62)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진출 실패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경기 중 전략에 대한 현지 취재진의 지적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항서 감독은 2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대회 4강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패배한 감독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패장은 원래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1차전에서 태국에 0-2로 졌던 베트남은 이날 3골 이상을 넣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1무1패로 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박 감독은 "어쨌든 결과는 준결승에서 탈락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 1차전에서도 0-2로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나와 선수들 모두 실패는 인정하나, 최선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말을 아끼면서도 박 감독은 이날 전략과 관련된 지적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감독은 응우옌 반 토안(169㎝)과 응우옌 콩 푸엉(168㎝·이상 HAGL) 등 단신 공격수들을 투입한 뒤에도 너무 공중볼만 노린 것 아니냐는 현지 취재진의 지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그는 "콩푸엉과 반토안 모두 측면을 활용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신장이 작은 선수한테 공중볼을 때리라고 했겠는가"라며 "측면에 위치해야 하는데 자꾸 (선수들이)중앙으로 이동해서 그런 거다. 공중볼을 유도한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아직 베트남을 동남아 1위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내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동남아에선 누구와 붙어도 자신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 베트남에 10년 만에 대회 우승을 안겼던 박항서 감독은 이날 태국에 져 대회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앞서 결승에 선착한 신태용(51)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의 한국인 감독 간 결승 맞대결도 무산됐다.
한편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오는 29일과 내년 1월 1일 싱가포르에서 태국과 두 차례 결승 맞대결을 펼친다. 준우승만 5차례 경험한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첫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