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코로나 술판 징계로 FA 1년 밀린 박민우, 실전 감각 회복이 관건
▲ ‘코로나 술판’으로 합계 9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NC 박민우 |
ⓒ NC다이노스 |
2021 KBO리그는 이른바 '코로나 술판'에 의해 좌우된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기 막판 NC 다이노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원정 숙소에 외부인을 불러 새벽까지 술자리를 벌인 사실이 적발되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에서도 일부 선수들이 술자리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물론 소속 구단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이후 KBO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각 구단의 득실이 엇갈리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 휴식기에 앞서 일주일 먼저 리그를 중단한 조치가 과연 옳은 것인지 격론이 불거졌다.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감수하는 가운데 사회적 지탄을 받은 KBO리그의 공신력 실추와 인기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불똥은 도쿄 올림픽에도 튀었다. 박민우와 한현희가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었으나 거센 비판 끝에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특히 2루수 요원 박민우의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대표팀은 전문 2루수 없이 대회를 치렀다. 소속팀에서 유격수를 맡는 김혜성(키움)으로도 모자라 3루수를 맡는 황재균(kt)을 2루수로 활용할 지경이었다. 결과적으로 야구 대표팀은 참가 6개국 중 4위에 그쳐 노메달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 NC 박민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박민우의 공백은 NC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2021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NC는 박민우를 비롯한 주축 야수 4명의 집단 이탈로 인해 7위로 추락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택진 구단주가 '코로나 술판'에 대해 사과했고 구단 수뇌부가 줄줄이 옷을 벗었다. NC 선수단도 대대적인 방출로 큰 규모의 개편이 이루어졌다.
박민우 본인에게도 치명타였다. 만일 그가 대표팀에 승선해 도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치렀다면 2021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낙마했고 KBO의 72경기 출전 정지, NC 구단의 25경기 출전 정지로 합계 9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시즌 아웃되었다. FA 자격 취득은 무산되어 2022시즌 종료 뒤로 미뤄졌다.
박민우와 비슷한 사례였던 박건우는 도쿄 올림픽 대표팀 승선으로 FA를 1년 앞당겨 취득해 지난해 12월 NC와 6년 총액 10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지난 FA 시장은 외야수에 편중된 가운데 2루수는 한 명도 없었다. 만일 박민우가 FA 자격으로 시장에 나왔다면 1993년생으로 만 28세의 젊은 나이를 감안해 총액 100억 원대 대형계약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 시즌 종료 뒤 FA 자격 취득이 예상되는 NC 박민우 |
ⓒ NC다이노스 |
올 시즌 활약 여하에 따라 박민우의 FA 시장 가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시즌 종료 후 만 29세로 여전히 젊어 대형 계약을 따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징계가 아직 남아 스프링캠프 합류가 무산되었고 개막 엔트리 합류는 불발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초를 끝으로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의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공을 던지지 않고 쉬면 어깨가 싱싱해지는 투수와 달리 타격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타자에게는 긴 실전 공백이 전혀 달갑지 않다. 스프링 캠프 합류 무산도 실전 감각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술판'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는 FA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A 자격을 얻은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떠난 대신 FA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한 NC는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을 알차게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민우가 NC의 반등에 앞장선 뒤 'FA 대박'에 이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