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제라드 아스톤 빌라 감독이 기자회견을 박차고 나갔다.
빌라는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2-3으로 패배했다.
빌라는 최종전 승리 여부가 굳이 중요하지 않았지만 우승 경쟁이 달려있던 중요한 경기였다. 빌라와 맨시티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가 리버풀에 향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제라드가 선수 시절 리버풀의 레전드지만 EPL 우승을 선수로서 차지하지 못했던 이력이 있어 더욱 관심이 쏠렸던 경기였다. 빌라는 2-0으로 앞서갔지만 일카이 귄도안과 로드리에게 순식간에 3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패배했다. 결국 트로피는 맨시티의 차지였다.
맨시티의 우승을 축하할 자리에서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경기 종료 후 대역전승에 승리한 맨시티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기 시작했는데, 일부 몰상식한 팬들이 로빈 올센 골키퍼에게 폭행을 퍼부은 것. 올센은 분노해 팬들을 향해 소리쳤지만 맨시티 팬들은 온갖 물건을 던지면서 올센에게 더욱 폭력을 가했다. 올센은 머리를 감싼 채 구단 관계자의 보호를 받으면서 겨우 라커룸으로 피신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제라드 감독은 올센에게 벌어졌던 일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해당 질문이 나오자 제라드 감독은 분개했다. 그는 "아니요, '아니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내 골키퍼가 공격을 받았다. 그렇기에 그런 질문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랑 맨시티한테 물어봐야 한다"며 분노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제라드 감독은 벌떡 일어나 기자회견을 나갔다. 나가는 도중에 다른 기자가 올슨 골키퍼의 부상 상황에 대해 묻자 제라드 감독은 "지금 가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하면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이 보여줘서는 안되는 행동이었지만 제라드 감독의 분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맨시티도 행동을 취했다. 성명서를 통해 "경기 종료 휘슬이 나온 후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면서 폭행을 당한 올슨에게 진심으로 사가를 전한다. 우리는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확인되면 곧바로 피의자에게 무기한 경기장 출입 정지를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