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팀 성적은 상승과 하향곡선이 교차하며 평균을 찾아간다. 지난주 프로야구는 팀 분위기를 반등시킨 ‘신형 엔진’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직전 주말 2연패 후 7위로 한 주를 시작했던 KIA 타이거즈는 팀 OPS 0.855, 타율 0.297의 불타는 방망이를 앞세워 5승(1패)을 쓸어 담았다. 공동 4위로 수직 상승한 이 기간 개막 엔트리 경쟁에서 밀려 2군으로 갔던 외야수 이창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지난달 말 1군에 복귀해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은 이창진은 22일 NC 다이노스전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타율 0.533 8안타 3홈런 5타점 6득점으로 한 주간 완전히 폭발했다. 베테랑 나지완의 부진으로 KIA 프런트와 팬들의 고민이던 ‘나는 좌익수다’ 오디션을 끝낼 기세다.
이창진은 2014년 롯데 입단 후 KT 위즈를 거쳐 2018년 KIA에 합류한 뒤 중고신인으로 2019년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르며 깜짝 활약했다. 이후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 등 인저리 프론(유리몸) 우려 속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KIA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2위 LG트윈스에 2.5게임 차까지 쫓기며 독주 체제에 위기를 맞았던 ‘1강’ SSG 랜더스는 두산 베어스와 LG를 상대로 4승1무1패 연속 위닝을 달성, 한숨을 돌렸다. 한 달 넘게 SSG 타선을 이끌던 주장 한유섬이 주춤했지만 98년생 내야 사령관 박성한이 맹타를 휘두르며 공수겸장 리그 톱 유격수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박성한은 주간 타율 1위(0.542) 13안타 5타점 7득점으로 팀 공격 선봉에 섰다. 득점권에서만 5안타(득점권 타율 0.833)를 몰아치며 영양가 면에서도 만점이었다. 박성한은 유격수 부문 각종 지표 상위권을 꾸준히 달리며 국가대표급 ‘3할 유격수’로 리그 내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주초 6위까지 처졌던 키움 히어로즈 역시 내야 핵심 김혜성이 공수주 맹활약을 펼치며 3연승으로 3위 자리에 안착했다. 김혜성은 신예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영웅 군단의 핵심이지만 이번 주 4할이 넘는 타율과 결승타 2방으로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 해 미뤄지긴 했지만 박성한과 더불어 아시안게임에서 차세대 국가대표 키스톤 콤비를 이룰 0순위 후보임을 입증하는 중이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디펜딩챔피언 KT는 주말 사이 2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전력 보강에 속도를 냈다. 22일 좌완투수 정성곤과 SSG 사이드암 이채호를 맞트레이드했고 전날에는 내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넘기고 LG에서 내야수 장준원을 영입했다.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의 6월 복귀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국인투수 교체에 이어 내야와 불펜의 뎁스를 강화해 반등의 모멘텀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