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국인 스타, 체면이고 뭐고 없었다… '호랑이 포효'에서 본 절박함

274 0 0 2022-05-24 02:01:33 신고
※ 5회 신고 누적시 자동 게시물이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단 허위 신고시 신고자는 경고 또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SSG에 입단한 새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35)는 KBO리그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경력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를 조금 관심 있게 본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이름이다. 이런 외국인은 흔하지 않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뛰며 통산 90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만 227경기에 나갔다. 당장 현역 선수 중 KBO리그에서 선발로 227경기 이상에 뛴 선수가 10명도 채 안 된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선수임은 분명했지만, 땅볼을 유도할 수 있으며 제구가 안정적이고 또 이닝소화능력이 있다는 평가 속에 영입했다. 특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닝은 먹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노바의 시즌 출발은 불안불안하다. SSG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벌어진 탓이다. SSG는 노바의 구속이 예전만은 못할 것이라 봤다. 다만 투심(싱커)의 움직임과 제구가 좋아 시속 140㎞대 중반의 구속만 꾸준히 유지해도 땅볼 유도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구속은 기대 이상이다. 1~2년 전보다 더 빨라졌다. 하지만 오히려 제구가 기대 이하다.

시즌 9경기에서 53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이닝소화는 나쁘지 않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5.06)인 이상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노바 또한 이런 문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후문이다. 전력분석팀과 꾸준히 미팅을 하고, 코칭스태프의 의견도 상당 부분 수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했다. 1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고도 한순간에 흔들리며 5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 대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노바는 제구가 괜찮은 날은 무수한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쉽게 먹어치우는 선수다. 그런데 그 제구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게 문제다. 우타자 몸쪽으로 향하는 투심패스트볼의 제구가 들쭉날쭉하고, 체인지업이나 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가 가운데 몰리는 경우도 잦았다. 덤비지 않는다면 타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더 이상 흔들리면 이제는 교체 검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노바는 22일 인천 LG전에서 혼신의 역투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2회 1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3회부터 7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의 투구로 직전 경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4사구를 4개 내주기는 했지만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절실하게 경기에 매달린 노바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는 크게 포효하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0-1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박해민을 1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1루수 크론이 잘 잡아 베이스커버에 들어가던 노바에게 토스했고, 노바는 1루를 밟는 순간 5초가량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경기 후 한 동료 선수는 "생각보다 오래 포효를 해서 우리도 놀랐다. 들어와서도 한동안 기뻐하더라"고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워크에식에서 문제를 드러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흥분하지 않는 성품을 가진 노바였다. 그랬던 노바가 평소 보기 어려웠던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만큼 성공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날은 가족이 관중석에서 자신의 투구를 지켜봐 좋은 경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더 강했을 것이다. 목표 앞에 메이저리그 90승 투수의 체면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팀 동료인 윌머 폰트처럼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 하지만 22일 경기 정도의 제구만 유지할 수 있다면, 또 쉽게 무너질 만한 투수도 아니다. 땅볼/뜬공 비율(1.23)이 좋은 편이고, 기본적으로 피장타율은 낮은 편으로 인천SSG랜더스필드와 상성도 이론적으로 잘 맞는다. 노바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 90승의 경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살아남아야 할 한 명의 외국인 선수일 뿐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5월 평균자책점은 3.55로, 4월(6.43)보다 훨씬 좋다. 

▼ 댓글 더보기
※ 로그인 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번호 제목 작성자 시간
15828
세레머니 중 팬에게 ‘맨시티 이기는 중?’… “기쁨이 고통으로 바뀌어” 순대국
22-05-25 13:29
15827
"케인 보다 더 꾸준했던 선수 손흥민" 킬패트릭 '드디어 인정' 원빈해설위원
22-05-25 12:44
15826
"터무니없이 분하다"…美·日 통산 185승 투수가 분노한 이유 극혐
22-05-25 11:15
15825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토트넘-첼시, 러브콜 받는 '괴물 수비수' 누구? 크롬
22-05-25 09:14
15824
‘WAR이 전부 마이너스’ 토론토, 레이+마츠+세미엔과 계약 안 하길 정말 잘했네 찌끄레기
22-05-25 06:20
15823
신인이 보여준 '추격조 정석'…적장도 당황한 뒷심 6시내고환
22-05-25 05:00
15822
'복덩이 왜 이제 왔니' KIA 역대급 외인 되나, 동료들 사이서도 '인기 폭발 치타
22-05-25 03:28
15821
안타 3개 치면 뭐하나…삼성 120억 간판타자, 두번이나 찬물 끼얹었다 불쌍한영자
22-05-25 01:50
15820
손흥민, 맨시티 러브콜 받았다...'레비 회장이 모두 거절 불도저
22-05-25 00:34
15819
‘200억’ 아끼려고 포체티노 잡고, 과르디올라로 바꾼다 노랑색옷사고시퐁
22-05-24 23:27
15818
SK, FA 김선형과 3년 8억원 재계약…홍경기·송창용 영입 이아이언
22-05-24 22:15
15817
RNG에 되갚아 준 '페이커' 이상혁, 4강? "누가 올라오든 빠르게 이길 것" 가츠동
22-05-24 21:37
15816
'무려 10살 차이' 맨유, 난투극 벌인 선수 2명 공개됐다 군주
22-05-24 20:54
15815
SON, '발롱 후보' 벤제마 넘었다!...NO PK 골 랭킹 유럽 3위 장그래
22-05-24 20:06
15814
'이다영의 뉴 클럽은 CS 라피드 부쿠레슈티' 확인→PAOK 결별 후 곧 바로 발표 원빈해설위원
22-05-24 07:31
15813
겁없는 신예 불방망이… S·K·K 승전보 픽도리
22-05-24 04:26
15812
147억원 사나이와 0홈런타자 이후…타이거즈 좌익수 전쟁, 끝이 안 보인다 해골
22-05-24 03:18
VIEW
역대급 외국인 스타, 체면이고 뭐고 없었다… '호랑이 포효'에서 본 절박함 소주반샷
22-05-24 02:01
15810
KBO 최단신보다 작은 '162㎝' 美 유망주 "ML 목표, 한국도 좋다" 와꾸대장봉준
22-05-24 01:01
15809
토트넘 '제2의 손흥민' 키운다…경북 영덕에 코치진 파견 손예진
22-05-24 00:04
15808
"그딴 질문, 펩이랑 맨시티한테 물어봐"...'분노' 제라드 기자회견 뛰쳐나가 애플
22-05-23 23:10
15807
FA 전성현, KGC 떠나 데이원자산운용 이적···4년-7억 5000만원 손나은
22-05-23 22:21
15806
'우승한 줄 알았는데...' 살라, 역전골에 포효했지만 관중 손가락 보고 좌절 호랑이
22-05-23 21:36
15805
中언론의 푸념 “한국은 손흥민 보유국인데…이것이 중국축구와 격차” 아이언맨
22-05-23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