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애덤 플럿코(31)가 공을 한 개도 안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이색 기록을 남겼다.
플럿코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wiz전에 선발 등판해 1회초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고의 볼넷을 내준 뒤 배재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벤치의 지시로 타자를 1루까지 내보내는 고의 볼넷은 투구 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플럿코가 마운드를 내려간 원인은 경기 시작 직전 쏟아진 소나기다.
비 때문에 경기 개시가 1시간 20분 지연돼 오후 7시 50분 '플레이볼'이 선언됐고, 줄곧 대기하던 플럿코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미련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LG 구단 관계자는 "경기 지연 개시가 결정되면서 20분 전부터 미리 몸을 풀고 있던 배재준이 등판했다. 플럿코의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플럿코는 15승 5패 평균자책점 2.48로 팀 동료 케이시 켈리와 함께 리그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KBO 관계자는 "경기를 준비하며 선발 투수가 다쳐 공을 하나도 안 던지고 교체한 경우는 있어도, 이번처럼 선발 투수가 타자와 상대하고 투구 수가 '0'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kt 선발 웨스 벤자민(29) 역시 1회말 타자 1명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플럿코와는 달리, 벤자민은 LG 1번 타자 박해민을 1루수 땅볼로 정리한 뒤 배제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t 구단 관계자는 "벤자민이 오후 6시 30분 경기 시작에 맞춰 경기를 준비했다. 부상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 투수를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기 종료 후 16일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플럿코와 벤자민 모두 KBO 야구 규칙에 따라 의무적으로 1타자씩 상대했다.
야구 규칙 5.10 '선수교체 및 마운드 방문' 항목에는 '타순표에 기재된 투수(선발 투수)는 상대 팀의 첫 타자 혹은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단, 투수가 질병 또는 부상으로 투구가 불가능할 때는 교체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