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는 변화를 수반한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진 팀이라도 리더가 바뀌면 달라지는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차명석 단장-류지현 감독 체제에서 1군-퓨처스팀 교류, 정규시즌 운영 모두 체계를 갖춘 LG 트윈스지만 염경엽 감독 취임 후에는 어느정도 변화를 겪어야 한다는 얘기다.
직원부터 팀장, 단장까지 풍부한 프런트 경력에 코치-감독으로 지도자 경력까지 갖춘 염경엽 감독이 이를 모를리 없다. 그래서 LG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다. 이미 이적이 확정되거나, 유력한 이들도 있지만 남은 코치진은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교체를 요청할 생각은 전혀 없다. 특히 핵심 보직인 투타 코치들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염경엽 감독은 7일 "코치들은 웬만하면 안 바꾸려고 한다. 1, 2명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코치들이 한꺼번에 많이 바뀌면 선수들이 헷갈릴 수 있다. 특히 투타 코치 쪽은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 타격코치는 LG가 공들여 영입한 지도자다. NC에서 은퇴한 뒤 NC에서만 코치로 일했던 이호준 코치는 LG 이적 후 빠르게 선수단에 녹아들었다. 지난해 내내 타선이 터지지 않았던 LG지만 올해는 팀 홈런 3위에 오를 만큼 힘이 생겼다. 문보경 문성주 이재원 등 젊은 선수들이 1군에 안착하는 성과도 있었다.
LG 타선은 시즌 막판 페이스 저하를 회복하지 못했고, 이는 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교체만이 답은 아니다. 오히려 원인을 아는 인물이 '애프터 서비스'에 나서는 쪽이 나을 수 있다.
LG는 경헌호 투수코치가 1군 메인을 담당한 지난 2년 동안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지켰다. 2년 내내 시즌 초반 선발진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았는데도 특정 선수를 혹사시키지 않고 마운드를 운영했다. 역시 LG가 놓칠 수 없는 인물이다.
단 수석코치의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를 잘 알고, 야구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야구로 나와 싸울 수 있는 인물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와 싸울 수 있는 인물'을 얘기하는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