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이규학]
죽음의 조에서 이변을 일으킬 뻔했던 일본엔 아직 마지막 한 발이 남아있다. 스페인전 승리만 거둔다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이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는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대회전부터 죽음의 조로 불리던 E조는 현재 조별예선 2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누구도 16강을 확정 짓지 못했다. 현재 스페인이 승점 4점(1승 1무)으로 1위, 일본이 승점 3점(1승 1패)으로 2위, 코스타리카가 승점 3점(1승 1패)으로 득실차에 밀러 3위, 독일이 승점 1점(1무 1패)으로 4위에 위치해있다.
1라운드부터 충격적이었다. 아시아 국가로 약체로 불리던 일본이 '우승후보' 독일을 잡은 것이다. 스페인도 코스타리카를 7-0 대승을 거두면서 화력을 뽐냈다.
일본은 16강 진출에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 독일전 승리 기운에 이어 2차전에 스페인에 대패를 당한 코스타리카와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발목을 잡혔다. 코스타리카전 답답한 공격 패턴으로 쉽게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실수를 범하면서 0-1 패배를 당했다. 더군다나 스페인과 독일이 1-1 무승부를 내면서 경우의 수가 더욱 꼬여버렸다. 독일전 승리로 16강 진출 확률이 70%가 넘어가던 시점에서 20%대로 떨어졌다.
그래도 마지막 찬스가 남아있다. 독일을 잡았던 것만큼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마지막 3차전 스페인을 상대로도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스페인전 승점 3점을 따내면 16강 확정, 무승부를 거둔다면 다른 팀의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한다.
일본이 대이변을 만들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스페인과 독일의 맞대결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스페인 중원의 핵심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봉쇄하는 것이다.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이날 알바로 모라타의 득점 장면을 살펴봐도 조르디 알바의 땅볼 크로스가 나오기 전에 공격의 시발점은 부스케츠였다. 독일 대표팀이 부스케츠를 잠깐 놓치자 득점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독일의 찰나의 실수였다.
이날 독일은 이미 부스케츠 봉쇄법을 꿰뚫고 경기 내내 부스케츠를 압박했다. 특히 일카이 귄도안이 대인 마크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스케츠도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기 때문에 전성기 시절처럼 가볍게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다. 독일은 이점이 약점인 것을 완전히 파악했다. 결국 스페인은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1차전에서 나오지 않던 실수도 남발해 위험한 장면이 많이 노출됐다.
결론적으로 압박이 강한 일본이 부스케츠를 적절하게 봉쇄한다면 충분히 이변을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