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국기를 왜곡한 미국에 대해 분노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3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 현재 미국은 2전 2무로 3위(승점2)에 위치하고 있고 이란은 1승 1패로 2위(승점3)에 올라있다.
두 팀 모두 이겨야 하는 경기다. 승리할 경우 누구든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B조 1위 잉글랜드가 승점 4점이며 이란과 미국이 차례로 뒤를 따르고 있다. 3위 미국도 잉글랜드와 승점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최종전에서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운명의 최종전을 앞두고 경기 외적으로도 이슈가 있었다. 정치적으로 이란은 중동에서 미국에 가장 적대적인 나라다. 미국의 이란 총리 축출, 이란의 미국 인질 억류 사건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FIFA 측은 각 국의 정치적인 관계가 월드컵에서 이어지는 걸 통제하고 있지만 감정이 격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N'은 28일 "이란 관영 매체들은 미국 축구협회가 SNS에 이란 국기를 바꿔 게시한 것을 두고 미국의 월드컵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축구협회는 지난 토요일 B조 순위표를 공개하면서 이란 국기 안에 있는 이란의 국장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국기는 초록색, 흰색, 빨간색이 가로로 새겨져 있다. 또한 흰색 바탕 가운데에는 이란의 국장이 있다. 이 국장은 4개의 곡선과 한 개의 칼로 이뤄져 있는데 곡선은 아랍어로 '신'을 뜻하며 칼은 국력을 나타내고 독립국임을 의미한다. 미국은 해당 국장을 삭제하고 이란의 국기를 초록색, 흰색, 빨간색 가로선 국기로만 표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축구협회 측은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을 지지하고자 하는 의미였다. 24시간 동안만 해당 변형 국기를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원래대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이번 일은 일회성이었고, 이란이 원래 국기 그래픽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분노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 국기를 왜곡한 미국을 월드컵에서 즉시 퇴출시키고 A매치 10경기 정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FIFA가 명시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