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포르투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약 기간에 대한 입장차가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에 따르면 벤투 전 감독은 "지난 4월 재계약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KFA)와 첫 번째 대화를 나눴다. 당시 KFA는 동행을 원했다"라며 "9월에는 계약 기간에서 입장차가 있었다. 그달에 결정을 내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KFA와 재계약에 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눴지만, 대회가 끝나면 팀을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확인했다"라며 "브라질전이 끝나고 KFA 회장과 선수들에게 내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벤투 전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이후 약 4년 4개월간 대표팀을 이끌며 한국 축구 사상 최장수 및 최다승(35승13무9패) 기록을 세웠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뒤 한국과 동행을 마무리했다.
KFA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전 감독은 2026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까지 계약을 보장해주길 원했다. 하지만 KFA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 전 감독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한 번 더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게 내가 협회 측에 전한 바"라고 설명했다.
벤투 전 감독은 대표팀 선수단에 대해 "모두 희생할 줄 알고, 프로 정신이 남다른 선수들이었다. 항상 팀을 먼저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축구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벤투 전 감독은 "한국에 있는 동안 엄청난 존경과 애정을 받았다"라며 "팬들이 공항까지 찾아와 작별 인사를 건네준 장면은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