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나미 신타로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행에 합의했다. ▲ 후지나미는 루친스키와 함께 3선발 경쟁을 펼친다. 2023년 연봉으로만 따지면, 후지나미가 루친스키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지난 5년간 단 12승에 그친 일본의 선발 투수는 어떻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몸값 '톱5'가 됐을까.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밥 나이팅 게일은 13일(한국시간)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9)와 오클랜드가 1년 325만 달러(약 40억 원)에 계약을 합의했다고 알렸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와 함께 특급 재능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드래프트로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뒤 2013시즌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1군 첫해부터 눈에 띄는 활약이 이어졌다. 24경기에 등판해 10승6패 137⅔이닝 평균자책점 2.75 126탈삼진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강렬한 임팩트가 오래가지 못했다. 2015시즌을 끝으로 기량이 떨어졌다. 2018년부터 최근 5년간은 단 12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9년간 통산 189경기 57승54패 994⅓이닝 평균자책점 3.41 1011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소 부진했지만, 메이저리그 진입에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대우도 파격적이었다. 연봉과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 금액을 포함해 총액 390만 달러(약 48억 원)로 오클랜드 구단 톱5 몸값을 자랑하게 됐다.
후지나미의 계약 규모가 많은 화제를 불어오는 가운데, 일본 현지 매체 '론스포'가 이를 분석했다. 매체는 후지나미의 강점으로 시속 160㎞까지 나오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 제구력 안정을 꼽았다.
매체는 "후지나미는 미국 현지 매체로부터 '화염방사기'로 불릴 만큼 위력적인 잠재력을 가졌다. 100마일(약 161㎞)의 직구와 날카로운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등 구종의 조화가 특징이다"며 "볼넷 비율이 7.6%로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0% 밑을 기록했다. 제구력에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후지나미의 반등과 함께 오클랜드의 팀 상황도 한 몫 거들었다. 오클랜드 지난해 60승102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다. 선발진도 40승74패 850⅓이닝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하며 30개 구단 중 26위에 머물렀다. 분명 상황 개선이 필요했고, 후지나미를 수혈해 선발진을 보강했다.
후지나미는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드류 루친스키(35·2년 최대 800만 달러)와 함께 팀의 3선발을 두고 경쟁할 계획이다. 2023시즌 연봉으로만 따지면, 후지나미가 루친스키(2023년 연봉 300만 달러)보다 많은 금액을 받고 있어 팀이 주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하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BTR)은 "우승을 다투지 않는 오클랜드의 상황을 생각할 때 후지나미가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애를 먹더라도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후지나미가 기적을 일으키기에 합리적인 팀이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