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알루미늄 배트 퇴출이 거포의 싹 자른다”

233 0 0 2023-03-15 05:15: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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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내려올 때가 된 게 아닌가 싶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LG)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22-2,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지만 한국 대표팀의 누구도 웃지 못했다.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최종 성적표 때문이었다. 김현수뿐 아니라 국제대회 단골손님이었던 박병호(KT), 최정(SSG) 등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임을 말해 왔다. 10년 넘게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김광현(SSG)과 양현종(KIA)도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야구는 이제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인정하고 도전자의 자세로 새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호주에 7-8로 졌다. 일본에는 콜드게임을 겨우 면하면서 4-13으로 대패했다. 야구가 아닌 본업이 따로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린 체코에도 3실점하면서 7-3으로 이겼다. 이정후(키움)는 “일본 투수들의 공은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공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때 한국은 위협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언제부터 일본과 한국의 실력 차이가 이렇게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020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4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타자 로하스(전 KT)는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서 뛴 2년간 타율 0.222, 17홈런에 그쳤다. 한국에서 20승 투수였던 알칸타라는 한신에서 두 시즌을 뛰며 4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올해 다시 두산으로 복귀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일본 투수들은 대부분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는 시속 160km대를 찍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투수들의 구속 차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선수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고교 야구팀이 100개도 안 되는 한국과 4000개가 넘는 일본에서 나오는 투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는 한국 야구의 질적 저하 원인을 고교 선수들의 나무 배트 사용에서 찾은 전문가들이 많다. 한국은 2004년부터 고교 야구에 전면적으로 나무 배트를 도입했다. 일본은 여전히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한다. 미국도 반발력을 전보다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금속 배트를 쓰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와 ‘국민타자’ 이승엽(두산 감독), 왕년의 홈런왕 장종훈 등은 고교 야구에 알루미늄 배트 재도입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타자들이 반발력이 약한 나무 배트를 사용하게 되면서 투수들이 훨씬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조금만 빠른 공을 던져도 아직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고교 선수들은 공의 힘을 나무 배트로 이겨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자기 스윙을 하기보다는 공을 맞히는 데만 급급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언젠가부터 한국 야구엔 거포가 실종됐다. 일본의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한일전이 끝난 뒤 “한국이 고교야구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한 이후 거포는 사라지고 이기기 위한 잔기술만 늘었다. 이는 투수들한테도 영향을 미쳐 좋은 투수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 프로야구 상위권 투수는 대부분 외국인 투수”라고 지적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정민철 MBC 해설위원은 “나무 배트 도입 후 투수들이 자기 실력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한국 야구를 다시 세우기 위해선 알루미늄 배트 재도입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시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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