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2022~2023시즌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귀국길에서는 힘들었던 내색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자신을 찾아온 팬들의 존재를 잊지 않고 환한 미소로 챙겼다.
손흥민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많은 사람이 몰린 가운데서도 손흥민은 양손을 흔들며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화답했다. 차를 타고 인천공항을 떠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는 후문.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시즌이었다. 손흥민은 전 시즌 리그 23골 9어시스트로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 1위가 되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명실상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기에 올 시즌과 지난해 11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성과가 기대됐다.
시즌 전반에는 예년만큼 못한 활약을 보였다. 전반기 내내 기복 있는 활약을 보였고 월드컵을 앞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마르세유(프랑스)전에서 안와골절 부상까지 당했다.마스크 투혼을 발휘해 월드컵 출전을 강행했고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울버햄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한국의 극적인 16강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한축구협회와 일부 트레이너 간 마찰, 팀 동료 김민재(SSC 나폴리)의 국가대표 은퇴 번복 등 내홍을 겪으며 대표팀 주장으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 토트넘에 복귀해서도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 공존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팀 전체적으로 최악의 부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 3월에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됐고 그 자리를 대신한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마저 떠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그러나 끝내 이 모든 악재를 이겨낸 대한민국의 캡틴이다. 손흥민은 지난 4월 8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홈 경기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EPL 개인 통산 100호 골 금자탑을 세웠다. EPL 역대 34번째, 아시아 선수로서 최초 기록이었다. 5월 1일 리버풀 원정에서는 1골 1도움으로 리그 10호 골을 달성, 통산 104골과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지난 29일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시즌 최종전에서는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우면서 모든 대회 통틀어 14골 6어시스트로 2022~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두 사람의 통산 47번째 합작골. 라이언 메이슨 대행 체제가 돼서도 팀이 흔들린 끝에 리그 8위로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은 옥에 티였다.
모든 클럽 일정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휴식을 취한 뒤 6월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소집돼 16일 페루(부산), 20일 엘살바도르(대전)에서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