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사진=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 SNS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토트넘을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 감독이 ‘런던 라이벌’ 첼시 지휘봉을 잡자 토트넘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라이벌 팀의 지휘봉을 잡은 포체티노 감독, 그리고 최근 토트넘의 성공기를 이끌었던 감독을 놓친 다니엘 레비 회장 등 구단 수뇌부를 향한 분노다.
첼시 구단은 30일(한국시간) 포체티노 감독과 2+1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돼 2시즌 간 팀을 이끌고, 마지막 3번째 시즌은 구단이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프랭크 램퍼드 감독의 뒤를 잇는다.
포체티노 감독의 첼시행 소식에 토트넘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꾸준히 토트넘 팬들이 복귀를 원했던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그런 포체티노 감독을 구단이 잡지 못했고, 또 하필이면 포체티노의 새 행선지가 라이벌 구단이다 보니 토트넘 팬들의 분노 역시 들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을 이끌었던 사령탑이자, 독일 무대에서 뛰던 손흥민을 직접 품었던 옛 스승이다. 특히 지난 2018~19시즌에는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로 이끌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토트넘의 UCL 결승 진출을 이끈 지 불과 5개월 만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돼 토트넘과 동행을 마쳤다.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파리 생제르맹(PSG)을 이끌며 2021~22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이후 어떤 감독도 오랫동안 팀을 이끌지 못하는 ‘감독 잔혹사’가 이어졌다. 새로운 감독이 필요한 시기가 될 때마다 팬들이 UCL 결승 진출 등성공기를 이끌었던 포체티노 감독의 복귀를 원했던 이유였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포체티노 감독의 복귀설은 번번이 무산됐고, 급기야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기로 확정되면서 가능성조차 사라졌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선 친정팀의 라이벌로 향한 포체티노 감독,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을 잡지 못한 토트넘 구단을 향해 분노가 들끓을 수밖에 없다.
토트넘 시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왼쪽) 감독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첼시 부임이 확정된 뒤 그의 자서전을 불태우고 있는 토트넘 팬. 사진=데일리스타
영국 데일리스타는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의 사령탑으로 선임되자 팬들은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었다”고 보도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자서전을 불에 태우는 토트넘 팬의 소셜미디어(SNS) 반응 등도 실으며 포체티노 감독을 향한 분노 분위기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구단을 향한 분노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현실적이었던 대안을 잡지 못한 탓이다. 심지어 이적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접근한 적조차 없다. 구체적인 대화도 없었던 만큼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을 잡을 생각조차 없었던 셈이다.
풋볼런던 등 현지 매체들도 “첼시의 포체티노 감독 선임 소식에 토트넘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토트넘 팬들은 구단의 의사 결정권자에 대한 분노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을 선임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구단 수뇌부를 향해 분노가 들끓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