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를 전성기로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는 결국 첼시로 향했다. 관심을 나타냈던 율리안 나겔스만과 아르네 슬롯은 정작 토트넘행을 고사했다. 원하는 감독이 없다던 토트넘. 셀틱에서 오현규를 가르친 엔지 포스테코글루(58·그리스)가 지휘봉을 잡게 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공신력이 높은 기자들을 시작으로 '이적설의 끝판왕'이라는 영국 공영방송 BBC까지 포스테코글루의 토트넘행을 확신하고 있다. BBC는 5일(한국시간) "토트넘은 며칠 내로 포스테코글루 셀틱 감독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또한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침내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와 구두합의를 했다"며 구체적 계약 조건까지 소개했다.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시즌 도중 물러나며 정식 감독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콘테 감독 하에서 4위 경쟁을 벌였으나 이후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고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도 얻지 못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실용주의로 잘 알려져 있다. 화끈하게 돈을 쓰는 빅클럽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여기에 UEL 출전권까지 놓치며 자금줄은 더 묶이게 됐다. 이런 토트넘을 선택할 감독의 폭이 좁아보인 게 사실이었다.
셀틱에서 오현규를 지도했던 포스테코글루는 스코틀랜드에선 이룰 걸 다 이룬 능력자다. 2021년부터 셀틱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에 더블을 이루더니 올 시즌엔 리그 우승을 비롯해 '도메스틱 트레블'까지 달성했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지도 경력이 없다는 게 불안요소이기는 하나 현재 토트넘으로선 이만한 감독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BBC 사이먼 스톤 기자는 셀틱에서 보낸 2시즌 동안 6개 국내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을 거둔 이력을 강조하며 "존 스테인, 마틴 오닐, 브랜든 로저스, 닐 레넌 같이 셀틱에서 성공한 감독을 계보를 이었다. 훌륭한 이력서"라고 극찬했다. BBC 또 다른 축구 전문가 톰 잉글리시 또한 "빅리그에 올 자격이 있는 감독"이라며 "그를 보내는 게 셀틱 팬들에겐 고통이다. 셀틱에 처음 왔을 때 팀은 지금 토트넘과 같이 내부 불만이 많은 상황이었고 운영진 입지도 좁았다. 포스테코글루는 2010년대 팀 전성기를 이끌었던 포체티노처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2+1년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2년을 보낸 뒤 1년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다.
영국 풋볼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 올 경우 4-3-3 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선호하는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공격 축구다. 손흥민은 이 전형에서 왼쪽 윙포워드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스리백 시스템을 활용해 윙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주 공격 루트로 활용했던 것보다 손흥민이 보다 폭 넓게 움직일 수 있는 축구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