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로즈 장(20·미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72년 만에 프로 데뷔전 우승을 차지한 진기록을 세웠다.
장은 5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투어 신설 대회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은 뒤 제니퍼 컵초(26·미국)와 2차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우승 상금은 41만2500달러(약 5억4000만 원).
지난달 27일 프로 전향을 선언한 장은 LPGA투어에서 1951년 이스턴 오픈 우승자 베벌리 핸슨 이후 72년 만에 프로 데뷔전을 치러 우승한 선수가 됐다. 초청 선수로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자 리디아 고 등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프로 전향을 했지만 아직 LPGA투어 회원이 아닌 장은 이번 우승으로 곧바로 LPGA투어 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중국계 미국인인 장은 아마추어 골프에서 슈퍼스타였다. 미국 스탠퍼드대 소속인 장은 2022, 2023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1 여자 골프 개인전에서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고 2023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대학 선수로 총 12번 우승하며 같은 대학 출신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1회)를 제치고 스탠퍼드대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2020년 9월부터 141주간 아마추어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1위 자리를 지키며 이 부문 최장 기록도 보유했다. 장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투어 대회에 메이저 8개 포함 13차례 출전했다. 2020년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장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선 참가자 62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기록하지 못했다. 18번홀에서 2m 남짓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에 돌입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같은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파로 비겼고, 2차 연장에서 파를 적어 내며 보기를 기록한 컵초를 꺾었다. 특히 장은 13일 전 끝난 NCAA 디비전1에서 2연패에 성공한 뒤 곧바로 프로 선언을 하고 스폰서 초청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은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믿을 수 없다. 불과 몇 주 전에 NCAA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프로로 전향해 오늘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트위터를 통해 “장에게는 믿지 못할 몇 주였다. NCAA 타이틀을 지켰고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했다”는 축하 글을 남겼다. 이 소식에 장은 “말도 안 된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장은 우승 뒤 스탠퍼드대 선배이면서 이번 대회 호스트인 한국계 미국인 미셸 위(34)와 축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해란(22)이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 지은희(37)가 7언더파 281타로 공동 4위를 했다. 신인 유해란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