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기점수비, 완벽 오프사이드, 키패스 2회' 김민재, 분데스리가 데뷔전 68분 무실점 활약

295 0 0 2023-08-19 06:47: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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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서형권 기자

김민재가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68분 동안 무실점으로 마치며 최강팀 바이에른뮌헨의 우승을 위한 첫발을 뗐다.

19일(한국시간) 독일 브레멘의 베저슈타디온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베르더브레멘을 4-0으로 완파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왼쪽 센터백으로서 다요 우파메카노와 짝을 이뤄 분데스리가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일주일 전 DFL(독일축구리그) 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했던 바이에른은 한결 경기력을 회복했다. 팀 전체가 혼란에서 조금 빠져나오며 김민재가 뛸 환경도 개선됐다.

역할상 김민재는 우파메카노보다 덜 전진하고 뒤를 지켰다. 지난 시즌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주로 맡았던 역할이다. 우파메카노는 김민재 스스로 "나와 비슷한 쪽"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넓은 활동반경과 드리블 전진 등 유사한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이 역할은 우파메카노가 마음대로 하게 두고 김민재는 배후 커버와 좀 더 안정적인 수비에 중점을 뒀다.

김민재의 장점인 빌드업이 빛났다. 특이한 건 바이에른의 빌드업 허브 역할을 해 온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를 거치는 게 아니고, 김민재가 직접 2선 자원에게 공을 내줄 때 좋은 상황이 자주 나왔다는 것이다. 왼쪽 센터백 김민재의 패스는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뿐 아니라 왼쪽 윙어 킹슬리 코망,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가 내려가서 받기에도 구조상 가깝다. 김민재는 동료의 접근을 보며 중앙으로 찌르는 패스나 측면으로 벌리는 패스를 자유자재로 했고, 이때 발빠른 동료 선수의 공격이 즉시 시작되는 상황이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김민재는 센터백답지 않게 키패스를 2회나 기록했다.

또한 급박한 상황에서 걷어내는 공도 동료에게 높은 확률로 전달됐다. 나폴리 시절에도 김민재의 장점 중 하나는 집계상 패스가 아닌 걷어내기로 잡히는 플레이 역시 아무대로나 차는 게 아니라 가급적 동료 쪽으로 줘서 공격권을 살렸다는 것이었다.

선제골 상황도 이 플레이가 나왔다. 전반 3분 김민재가 머리로 상대 공격을 끊었는데 이를 무시알라에게 헤딩 패스로 연결했다. 이후 리로이 자네가 공을 받아 해리 케인과 2 대 1 패스를 주고받고 골로 마무리했다.

제공권 측면에서는 보여줄 상황이 드물었고 성공률도 낮았다. 오히려 헤딩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전반 45분 코너킥을 받아 정확히 헤딩했는데 골키퍼 정면에 공이 안기며 아쉽게 득점을 놓쳤다.

김민재가 수비진 중 가장 뒤에 있었다는 건 오프사이드 트랩 담당이었다는 뜻인데, 브레멘의 강력한 투톱 니클라스 퓔크루크와 마르빈 두크슈의 침투를 막으려면 기민한 오프사이드가 필수였다. 이 측면에서 김민재는 탁월했다. 전반 40분 스벤 울라이히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처럼 보인 실점 위기도 사실은 부심의 기가 올라간 뒤였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브레멘의 압박이 굉장히 거세지고, 이에 따라 바이에른 수비도 더 자주 위기에 처했다. 이때 김민재가 고전하면서도 무실점을 유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오프사이드 트랩이 더 자주 눈에 띄었다. 후반 7분에는 오프사이드 트랩에 성공했지만 두크슈가 침투하며 슛까지 날리자 끈질기게 따라가 '슈퍼 블로킹'을 보여줬다. 앞으로 뛰다가 곧바로 뒤로 돌아뛰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집중력과 급정지 후 가속력이 돋보인 상황이었다.

후반 10분에는 분데스리가 첫 경고를 받았다. 브레멘의 역습 패스가 퓔크루크에게 이어지고 김민재가 뒤따라가 어깨로 밀며 공을 빼앗으려 했는데, 경고가 선언됐다. 이탈리아에서는 비슷한 장면에서 좀처럼 경고가 나오지 않았는데 분데스리가의 판정 성향에 적응해야 함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브레멘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면서 김민재가 겨우 수비한 공을 동료 아닌 브레멘 선수가 주워 2차 실점 위기가 이어지기도 했고, 김민재의 패스가 불안한 장면도 여러 번 보였다. 김민재는 후반 22분 더리흐트와 교체되며 가장 먼저 벤치로 물러났다. 개막 시점에 몸이 완벽하지 않았던 두 센터백이 서로의 체력을 안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벤치로 들어오는 김민재에게 토마스 투헬 감독이 다가가 손을 맞잡고 격려했다.

결국 김민재의 데뷔전은 준수한 경기력으로 끝낫다. 이날 뛴 22명의 최고속도에서 킹슬리 코망에 이어 경기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전반전 추가시간 파울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면서 손짓만으로 가볍게 항의했는데, 1년 살면서 몸에 밴 듯 영락없는 이탈리아 사람의 제스처를 쓰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인들에게 자연스레 "맘마미아"라고 말하는 등 나폴리에서 익힌 말투나 제스처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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