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버그, 부상 극복 못하고 결국 은퇴 수순
류현진, 두 차례 수술 이겨내면서 부활 성공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2019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의 기적적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오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6)가 결국 은퇴의 길을 걷는다. 자연스럽게 재활에 성공해 부활 모드를 가동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눈길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와 MLB닷컴 등 미국 언론들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스트라스버그가 은퇴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스트라스버그가 기나긴 재활의 터널에서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고, 결국 은퇴 수순을 밟는다고 밝혔다. 은퇴 기자회견은 9월 10일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경기 전에 펼쳐질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스버그는 2009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최고의 재능'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야구천재로 각광을 받았고, 2010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펼쳤다. 2010년 5승 3패, 2011년 1승 1패를 마크한 뒤 2012년부터 꽃을 피웠다. 2012시즌 28경기에 출전해 159.1이닝을 소화하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6을 마크했다. 삼진을 무려 197개나 잡아냈다.
2013년 8승 9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91개를 마크한 그는 2014년부터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최고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14년 14승(11패), 2015년 11승(7패), 2016년 15승(4패), 2017년 15승(4패), 2018년 10승(7패), 2019년 18승(6패)를 올렸다. 2014년에는 24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닥터K'로서 명성을 떨쳤다.
2019년 가을잔치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워싱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2경기에 등판해 14.1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2.51을 마크했다. 휴스턴의 4승 3패 역전 우승을 이끌면서 MVP에 뽑혔다. 그해 오프시즌에 7년 2억4500만 달러(약 3251억 원) 초대박을 터뜨리며 워싱턴에 잔류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손목을 비롯해 어깨, 갈비뼈 등 여러 곳을 다쳐 재활에 들어갔다. 무려 7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2020년 2경기, 2021년 5경기, 올해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자연스럽게 '먹튀' 이야기가 나왔고, 수술대에 오르고 재활 강도를 높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다 결국 은퇴하게 됐다.
스트라스버그보다 한 살 더 많은 류현진의 놀라운 회복 능력과 복귀 의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연착륙했으나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았다. KBO리그 시절부터 '혹사 논란'에 놓인 그에게 결국 탈이 났다. 어깨 부상은 투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덫이지만, 잘 이겨내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무려 18개월의 재활 기간이 예상됐다. 30대 중반인 나이를 고려하면 재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다시 일어섰다. 차근차근 재활 단계를 밟으며 복귀를 준비했고, 1년 2개월 만에 빅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놀라운 호투를 펼치며 올 시즌 토론토의 후반기 대반격 히든카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포츠에서 좋은 선수를 평가할 때, 부상하지 않는 부분을 중요하게 본다. 그리고 그만큼 눈여겨보는 또 다른 점이 바로 부상 회복력이다. 시속 100마일(약 161km) 광속구를 뿌리던 '괴물' 스트라스버그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며 은퇴에 접어들어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두 번의 수술을 마치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놀라운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