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신임 감독 "강팀 맡은 건 영광이고 행운…우승 보탬 되겠다"

165 0 0 2024-02-13 19:3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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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역사상 첫 번째 1980년대생 사령탑이 탄생했다. 선수 시절부터 10년 넘게 KIA 타이거즈에서 생활했던 이범호 1군 타격코치가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KIA는 13일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

2000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이범호 신임 감독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리는가 하면,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소속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거포 중 한 명이었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이듬해 KIA로 팀을 옮긴 이 감독은 2013~2018시즌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2017년에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회초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결정적인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V11에 크게 기여했다.

2019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간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 통산 2001경기 6370타수 1727안타 타율 0.271 329홈런 1127타점 863볼넷 95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으며, 2021시즌 퓨처스 감독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2년간 1군 타격코치를 맡으면서 타자들을 지도했고, 2024시즌 1군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KIA는 김종국 전 감독이 물러난 뒤 2주 넘게 공석 상태였던 사령탑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심재학 KIA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는 주말과 설 연휴를 반납한 채 매일 사무실에 출근했고, 구단이 원했던 대로 1차 캠프가 끝나기 전에 사령탑 선임 작업을 마무리했다.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KIA는 누구보다도 팀을 가장 잘 알고 선수들과 오랜 시간 함께했던 인물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1군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켜봤기 때문에 시즌 준비에 있어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IA 구단은 이번 결정에 대해 “팀 내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면서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오후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팀에서 선택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분들이 원하는 야구가 어떤 것이며 구단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령탑이 된 소감을 밝혔다.

설 연휴였던 지난 10일 화상면접에 임한 이범호 감독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제시했다. 이 감독은 "구단의 방향성, 또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또 내가 팀을 맡게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이며 우리 팀의 장단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떤 게 더 좋은 것이고, 또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 말씀드렸던 것 같다. KIA에서 (선수 시절을 포함해)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하면서 느낀 많은 걸 말씀드렸다. 앞으로도 많이 노력하고, 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서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대면으로 면접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 감독은 "말하는 것도 그렇고 화면으로 보니까 힘들더라"면서도 "구단의 생각과 내가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한 질문에 좋은 답변을 드렸던 것 같고, 즐겁고 좋은 분위기로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인터뷰를 토대로 감독과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KIA 타이거즈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자신이 KBO리그 첫 1980년대생 사령탑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던 이범호 감독은 "동기들이나 한 해 선배님은 아직 감독이 된 적이 없어서 깊이 생각하진 않았는데, 감독 선임 이후 다들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그때 알게 됐고, 좋은 감독으로서 큰 영향을 끼쳐야 앞으로 1980년대생 야구인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KIA는 5강 그 이상까지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겨우내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긴 했지만, 전력 누수도 없었다. 지난해처럼 부상자가 속출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팀 전체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책임감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지만,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에서 감독을 맡는 게 내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부담감보다 기대가 더 크다"며 "선수들이 나와 함께하면서 어느 정도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을지, 능력치를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약한 팀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강한 팀에서 좋은 선수들을 보유한 상태에서 팀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사령탑 선임 당일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진행한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을까. 그는 "선수들이 하고 싶은 대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것보다도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항상 웃을 수 있고, 승패를 떠나서 선수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야구를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게 선수들에게도 가장 좋은 부분이 아닐까"라고 얘기했다.

또 이 감독은 "선수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고, 선수들도 나와 함께한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감독이 어떤 걸 지향하는지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맞게끔 감독도 잘 준비하고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감독이 되도록 하겠다"고 귀띔했다.


목표는 임기 내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매년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하고, 올 시즌 목표도 우승이기 때문에 팀, 팬분들, 코칭스태프, 선수들모두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걸 목표로 삼아서 선수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전달하고 싶고, 선수들도 그 에너지를 코칭스태프에 전달함으로써 긍정적인 마인드로 많은 분들이 염원하는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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