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데이터 의존 야구, 현장 지도자 위상을 다 깎아내렸다

549 0 0 2020-10-10 12:32: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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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맨 앞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감독 사임부터 감독대행 선임까지 '기행'을 선보이고 있다.

 

키움은 8일 손혁 감독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말로는 자진사퇴지만 구단 전방위 압력 속에 손 감독이 버티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손 전 감독은 지난해 11월 2년 계약을 맺고 첫 프로 감독직을 맡았으나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다. KBO리그 3위 팀 감독이 "역량에서 부족을 느낀다"고 말했다는 키움의 보도자료는 너무나도 궁색했다.

 

손 감독이 최근 들어 구단 고위층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은 키움 야구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파다한 이야기였다. 경기 전 취재진 인터뷰에서 1군 엔트리에 관련된 말 한 마디조차 꺼내기 조심스러워했고, 엔트리 운영에 대해 묻는 전화 인터뷰 요청에 "구단에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구단 고위층이 감독의 야구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을 쯤 손 감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손 감독이 구단의 눈밖에 난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구단이 추구하는 야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력분석이 있다. 키움은 가장 먼저 세이버매트릭스 등 야구 데이터의 정보화를 추진한 구단이고 지금도 전력분석팀이 프런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 뿐 아니라 현재 허민 이사회 의장, 하송 대표, 김치현 단장까지 데이터를 중시한다.

 

그래서일까. 한 야구 관계자는 "구단이 하도 데이터를 강조하다보니 키움 선수들은 야구가 안될 때 코치가 아니라 전력분석팀을 먼저 찾아간다"고 했다. 전력분석의 권력화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사이를 멀게 하고 코칭스태프의 역할에 한계를 만들었다는 것. 선수단 구성과 엔트리, 라인업 운영 역시 전력분석 의존도가 높아졌다. 사실상 코치들은 선수들의 멘탈을 관리한다는 명목적인 역할만 받은 채 구단에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키움이 손 감독의 퇴진 후 감독대행으로 1985년생 전력분석 출신의 김창현 퀄리티콘트롤(QC) 코치를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대행은 2013년 키움에 입사한 뒤 지난해까지 전력분석으로 일했고 올해 신설된 QC 코치로 자리를 옮겼지만 하는 일은 비슷했다. 전력분석팀과 더그아웃을 오가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독의 선수 교체에 관여했다. 구단 수뇌부가 감독에게 구단의 데이터 야구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키움 선수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구단 돌아가는 사정을 뻔히 파악했을 터. 앞으로 더욱 현장 코칭스태프보다 전력분석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의 코치진의 위상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후 팀 동요를 막고 포스트시즌까지 이끌기 위해 팀에 남은 코칭스태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구단 운영이다.

 

아무리 데이터 야구의 시대라지만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키움의 프런트 야구가 중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당장 야구계에서는 "프런트가 감놔라 배놔라 하는 키움에 누가 감독으로 가고 싶어하겠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감독이 3명이나 거쳐가게 된, 인기팀 감독들 못지 않은 '독이 든 성배'가 된 자리다.

 

경험 많은 야구인은 "프로야구 감독은 10명 뿐인 영광스러운 자리다. 모두가 그 자리를 우러러 보며 언젠가 그곳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키움이 그 위치와 위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감독을 맡아달라면 거절할 야구인은 없겠지만, 키움의 감독이 됐을 때 다른 감독직처럼 영광스럽고 명예로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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