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에서 뛰었지만 부상으로 퇴출됐던 닉 킹엄이 내년시즌엔 한화에서 뛰게 됐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프로는 돈이다. 돈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나이나 경험보다 잘하는 선수가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이 당연한 세계다.
선수를 데려오는데 연봉이 얼마냐에 따라 기대치도 달라진다. 많이 받은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화 이글스가 새로 영입한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보며 기대치를 높게 잡을 수는 없을 것같다. 한화는 29일 외국인 투수 2명과 계약했는데 우완 투수 닉 킹엄과는 총액 55만달러(인센티브 20만달러), 좌완 투수 라이언 카펜터는 총액 50만달러(인센티브 10만달러) 에 계약했다.
킹엄은 올시즌 SK 와이번스에 입단했지만 2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떠났던 투수다. SK에 왔을 때 총액 9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보장액수는 70만달러였다. 한화는 보장액이 35만달러이니 절반 가격에 같은 선수를 데려왔다. 한화도 이전부터 봐왔던 선수이기에 부상만 없다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그를 괴롭혔던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아 내년시즌에 대한 기대는 높다. 하지만 2경기만 던져 검증이 되지 않은데다 부상이후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은 SK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카펜터는 올해 대만프로야구에서 뛰었던 투수다. 꾸준히 던졌고,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것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지만 대만리그의 수준이 한국보다는 떨어지기에 과연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둘의 보장액 총액수는 75만달러에 불과하다. 웬만한 팀의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의 보장액보다도 적다. 물론 이들이 내년에 못한다는 보장은 없고 예상외의 호투로 한화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일단 희망을 주는데는 실패했다고 봐야하다. 한화는 이번 시즌 꼴찌로 떨어졌고 김태균을 비롯해 그동안 한화를 이끌어왔던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난 상태다. 젊은 선수들로 새롭게 팀을 꾸렸고, 팀에 첫 외국인 감독으로 카를로스 수베로를 선임해 팀을 완전히 바꿔가고 있다.
한화에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없는 상황이라 외국인 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한화는 비록 부상이긴 해도 방출당한 외국인 선수와 대만리그에서 뛴 선수를 영입했다. 팬들의 기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성비 외국인'을 데려오는 팀은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했다. 아무래도 번만큼 쓸 수 있는 구조인 키움은 좋은 선수를 싸게 영입해 잘 쓰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키움에 왔던 에릭 요키시의 몸값은 인센티브 포함 50만달러였고, 2018년 교체 선수로 왔던 재리 샌즈도 50만달러(인센티브 포함)에 재계약했다. 그런데 요시키는 지난해 13승9패를 기록했고, 샌즈는 타점왕에 오르면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렸다.
한화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키움이 한화와 다른점은 국내 선수의 수준이다. 키움은 국내 선수 전력이 최상위권인 팀이다. 국내 선발에 불펜이 안정돼 있고, 타선도 박병호 이정후 김하성 등 리그 최정상 타자들이 즐비하다. 외국인 선수의 부족한 부분을 국내 선수들이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한화는 키움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가능성있는 유망주들이 많지만 이들의 잠재력이 터지기 위해선 승리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패배는 선수들에게 나쁜 경험만 쌓이게 한다.
킹엄과 카펜터가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 LG의 케이시 켈리, NC의 드류 루친스키와 맞대결을 할 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 팬들에게 내년시즌에 대한 희망을 안길 수 있는 부분은 FA뿐이다. 한화는 고액 연봉 베테랑들이 빠져나갔고, 외국인 선수도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데려와 저축한 돈으로 구단의 주축이 될 수 있는 FA를 데려올 수 있을까. 궁금증이 커지는 한화의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