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실력은 기본, 에이스의 품격까지 반짝반짝 빛났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9)의 발끝에서 또 한 번 골이 터졌다. 4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아레나에서 열린 LASK 린츠와의 ‘2020~2021시즌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후반 11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12호골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골, 유로파리그에서 3골(조별리그 2골, 예선 1골)을 넣었다. 소속팀 토트넘은 3-3 무승부를 기록, 3승1무1패(승점)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찬사가 쏟아졌다. 홋스퍼 조세 무리뉴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손흥민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없었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탕퀴 은돔벨레와 함께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부여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기회가 열리자 골로 만들었다. 후반전 초반 질주에 이은 간결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다”면서 “가레스 베일의 패스가 좋았다면 멀티골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유럽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7.4점의 평점을 내렸다. 토트넘에선 베일(7.7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플레이보다 더 빛난 것은 팀을 위한 헌신이다. 베일 페널티킥 기회를 양보한 사실이 드러낸 것. 이날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베일은 정확히 성공시켰다. 2010년 10월 인터밀란(이탈리아)전 해트트릭 이후 10년 만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유럽클럽대항전 골 맛을 봤다. 커리어 통산 200호골이기도 했다. 사우샘프턴 5골을 시작으로 토트넘(57골), 레알 마드리드(105골), 웨일스 대표팀(33골)에서 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득점 페이스는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가장 빠르다. 16경기 만에 12골을 작성했다. 21골을 넣은 2016~2017시즌엔 35번째 경기에서 12호 골 고지를 밟았다. 좋은 흐름인 만큼 본인이 골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손흥민은 동료의 사기를 올려주는 쪽을 택했다. 베일은 토트넘 구단 방송인 ‘스퍼스TV’를 통해 “나와 손흥민 둘 중 한 명이 페널티킥을 차기로 돼 있었는데,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양보해줘 기쁘게 찼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