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지금까지 FA 시장의 승자로 꼽힐 만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각 구단들은 입장 수입에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로 살림살이를 줄여야 하는 처지다. FA 시장은 '오버 페이'는 없다는 분위기로 시작됐다.
그러나 FA 시장은 A급 선수들을 놓고 몇몇 팀들이 경쟁 붙으면서 몸값이 예상보다 상승하고 있다. ‘오버 페이’를 자제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7명의 선수가 FA로 나온 두산은 허경민(30)과 4+3년 총 85억원의 계약을 했다. 인센티브 없이 보장 금액이다. 4년 65억 원 계약을 마치면, 선수가 3년 20억 원 계약을 선택할 수 있는 선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다. 선수에게 절대 유리한 조건이다. 핵심 선수를 붙잡기 위한 두산의 통 큰 베팅이었다.
14일에는 삼성과 KIA가 잇따라 대형 FA 계약 소식을 알렸다. 삼성은 오재일(34)과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6억+옵션 4억)에 계약했다. 이어 KIA는 최형우(37)와 3년 총액 47억 원(보장 40억+옵션 7억)에 재계약했다. 30대 후반~40세 까지 뛸 선수들의 몸값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
공격력 강화가 절실했던 삼성은 오재일 영입에 경쟁팀이 가세하자 베팅 금액을 올렸다. 만 35~38세 시즌까지 4년을 보장하면서 총액은 50억원까지 올라갔다. 4년 전 100억 원 계약을 했던 최형우는 최고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았다. 올해 타격왕까지 차지한 최형우는 만 40세 시즌까지 뛰며 40억을 보장받고, 옵션도 7억까지 포함시켰다.
30대 중후반 선수들의 대박 계약까지 나오면서, SK가 영입한 최주환(32)의 4년 최대 42억 원 계약은 상대적으로 조명받게 됐다. 최형우의 47억, 오재일의 50억 계약과 비교하면 SK가 가성비 좋은 계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홈런 20개는 때릴 수 있는 장타력 갖춘 30대 초반 2루수를 비교적 저렴하게(?) 영입한 착시 효과가 생긴다. 게다가 최주환은 무조건 돈을 많이 주는 팀을 찾지는 않고, '2루수 보장+수도권 팀'이라는 조건에 딱 들어맞는 SK와 계약했다.
FA 계약 금액을 놓고 보면, SK가 가장 효율적인 계약을 했다. 물론 진정한 평가는 이들 FA가 계약 기간 동안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고, 성적에 따라 최종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계약 금액만 보면 SK가 지금까지 FA 시장의 승자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