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거액을 받은 대만인 투수 천웨인(35)이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특급 대우를 받았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는 22일 천웨인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스포츠닛폰’을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천웨인의 계약기간은 2년으로 연봉은 200만 달러. 2년간 총액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4억원에 달한다.
등번호가 14번으로 결정된 천웨인은 “한신 타이거즈의 일원이 돼 정말 기쁘다. 한신 입단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센트럴리그가 내 프로 인생의 출발선이란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언젠가 이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 뛰고 싶었다. 한신 구단의 성의, 훌륭한 환경에 감동했다.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출신인 천웨인은 2004년 2월 센트럴리그 팀인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하며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2005년 1군 데뷔한 뒤 팔꿈치 수술을 거쳐 2008년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했다. 2009년 평균자책점 1위(1.54)를 차지했고, 2010~2011년 2년 연속 10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볼티모어에서 4년간 3차례 두 자릿수 승수로 활약한 천웨인은 2016년 1월 마이애미 말린스와 5년 총액 8000만 달러 FA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4년간 13승19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치며 '먹튀' 선수로 전락했다. 결국 지난해 시즌 후 마이애미에서 방출됐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연봉 2200만 달러를 보전받는 조건으로 방출된 천웨인에겐 금전적으로 전화위복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선수들의 연봉이 경기수에 비례해 37% 삭감됐지만 방출 선수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방출되지 않았다면 814만 달러를 받았을 천웨인은 2200만 달러 전액을 모두 챙겼다.
지난 2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시범경기 부진 후 방출된 천웨인은 지난 10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3000만엔에 계약하며 일본에 컴백했다.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를 안았으나 평균자책점 2.42로 투구 내용이 좋았다.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시즌 후 한신을 비롯해 여러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자금력이 풍족한 한신이 2년 다년계약에 200만 달러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천웨인을 잡았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운이 따르는 천웨인이 내년 시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