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유희관, 김재호, 이용찬 ⓒ 한희재,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남은 내부 FA와 계약을 올해 안에 매듭짓기 쉽지 않아 보인다.
23일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두산 FA는 유격수 김재호(35), 투수 이용찬(31)과 유희관(34)까지 모두 3명이다. 지금까지는 세 선수 다 구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모두 팀의 주축 선수로 그동안 기여한 바가 크지만, 구단은 협상 테이블 앞에서 과거보다 미래에 더 중점을 두고 냉정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두산이 생각한 1차 데드라인은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는 24일 전이었다. 하지만 지금 협상 진행 속도로는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는 마무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22일 "올해는 낙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용찬은 김재호, 유희관과는 조금 다른 이유로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두산은 이용찬이 부상 복귀 후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해 이번 FA 예산에 이용찬의 몫을 편성하지 않았다. 예산을 새로 짜야 해 자연히 협상 순위가 뒤로 밀렸다.
평소 건강한 이용찬이었다면 마운드 보강이 절실한 다른 구단의 러브콜도 꽤 받았겠지만, 부상 때문에 주저하거나 포기한 구단이 여럿 있었다. 이용찬은 다음 시즌 개막 전력으로는 어렵고, 5월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과 이용찬 측은 22일 두 번째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이용찬 측은 첫 만남에서 구단이 제안한 대로 선수가 원하는 옵션을 정리해 전달했다.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며 큰 틀에서 논의했고, 구단이 내부적으로 옵션을 검토하고 나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사이 이용찬의 몸 상태를 확인한 다른 구단 하나가 있었다. 이 구단과도 큰 틀에서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세부 사항 논의까지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찬 측은 "(내년) 1월 중순은 돼야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김재호는 2014년부터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왔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비는 두산 내야수라면 따라 배우려고 할 정도로 좋은 본보기고, 경기 흐름을 읽는 타격 능력도 갖췄다. 최근에는 수비 범위가 예전과 비교해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내야 리빌딩을 위해서 2~3년은 반드시 잡아둬야 하는 선수다.
두산과 김재호 측은 7일과 15일 두 차례 만났고, 이후 전화로도 의견을 주고 받았다. 두산이 제시한 조건과 선수 측이 생각하는 조건에 차이가 있어 조율하는 단계다.
유희관도 마찬가지다. 2013년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구단 역대 좌완 최다인 97승을 챙겼다. 올해까지 8년 연속 10승 진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구단은 이제 나이 30대 중반인 투수의 내구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유희관은 올해 10승을 거두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28경기, 올해 27경기로 경기 수는 1경기 줄었는데 30이닝 차이가 났다. 지난해는 166⅓이닝, 올해는 136⅓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도 지난해 3.25에서 올해 5.02로 치솟았다. 두산으로선 고민이 되는 수치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