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붙은 MLB 부정투구 논란

476 0 0 2021-01-12 01:15: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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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공에 로진백을 제외한 어떤 이물질도 묻혀서 던지면 안 된다. 이른바 스핏볼(spit ball)이라 불리는 부정투구 때문에 생긴 규정이다. 공에 무엇인가를 바르거나, 흠집을 내 거나, 모양을 변형 시켜 던지면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휘어져 나간다. 즉, 외부 요인에 의해 마구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스핏볼이라고 한다.
 
당연히 타자들은 스핏볼을 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허용하면 투수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핏볼은 원칙적으론 1920년부터 금지됐다. 하지만 스핏볼이 '멸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게일로드 페리(통산 314승)는 누구나 알고 있는 '스핏볼의 달인'이었으나,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스핏볼이 자취를 감춘 것은 중계 기술이 발전한 1980-90년대부터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에는 스핏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정투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바로 '파인타르(pine-tar, 소나무과 식물의 뿌리 또는 줄기를 건류해서 만든 흑갈색을 띄는 점성이 강한 물질)'를 비롯한 여러 물질을 통해 마찰력을 높이는 방식의 부정투구다. 더 심각한 점은 상대 투수가 파인타르 등의 접착성 물질을 손가락에 발라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현장인이 이를 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무국 역시 이를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중계 화면에 버젓이 부정 투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도 해당 선수에 대한 사무국 차원의 처벌은 없었다. 이런 메이저리그의 부정적인 일면을 보여주는 일이 지난 8일에도 있었다.
 
이 문자 메시지는 투수들에게 '공에 바르는 불법적인 물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3월에 해고된 하킨스 측이 오렌지 카운티 법정에 제출한 증거다. 하킨스 측은 지난해 8월, 에인절스와 MLB 사무국을 명예훼손 및 부당해고로 고소했다. 요지는 "사무국과 구단이 선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선수 보호를 위해 나만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만든 '이물질(로진과 파인타르의 혼합물)'을 사용한 투수들을 폭로했다. 하킨스에 따르면 콜 외에도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펠릭스 에르난데스, 코리 클루버, 아담 웨인라이트 등 다른 슈퍼스타급 투수들도 이물질을 묻혀 던지는 부정 투구를 했으며, 트로이 퍼시벌을 비롯해 대부분의 에인절스 투수들도 이를 사용했다.
 
이런 하킨스의 폭로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통해 전해지면서, 미국 현지뿐만 아니라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파인타르로 대표되는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 투구는 2015시즌 후반기부터 현재 MLB가 사용 중인 공인구로 교체된 이후 잊을만하면 제기됐던 논쟁거리였다. 한편, 가끔씩 부정 투구가 적발되더라도 대부분의 타자들은 "파인타르가 호투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대 투수들을 옹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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