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텍사스 선발 낙점… 메이저리그는 ‘양김류 시대’

444 0 0 2021-05-04 05:22: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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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모레 MLB 첫 선발 확정… 구원등판 2경기만에 인정 받아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루키’ 양현종(33)이 그가 꿈꾸던 빅리그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양현종은 6일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앞서 두 경기에서 롱 릴리프(길게 던지는 구원투수)로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 크리스 우드워드 레인저스 감독의 눈에 들었다. 

양현종은 KBO 리그에서 14년간 뛰며 최동원상 2회(2014·2017년), 리그 최우수 선수(2017년) 등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와 명예를 뒤로한 채 불안정한 미국 생활을 택한 그는 개막 한 달 만에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첫 선발 등판 기회도 잡았다.

◇두 경기 만에 입증한 가치

양현종은 “기대나 응원보다 걱정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신인의 마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양현종은 국내 프로야구 KIA에 남으면 더 높은 연봉과 에이스 예우를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험난한 길을 택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올해 양현종이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은 메이저리그 진입 시 연봉과 옵션을 합쳐 약 185만달러(약 20억8000만원).

그는 계약이 늦어진 탓에 2월 24일 팀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40인 로스터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그는 시범경기에서 5경기 등판해 1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양현종은 텍사스주의 소도시 라운드록에 있는 대체 훈련지에서 콜업을 기다렸다. 원정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예비 선수 명단인 ‘택시 스쿼드’에 올라 팀과 동행했다.

양현종은 개막 한 달 만인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러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했고, 30일 두 번째 등판에선 4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양현종은 두 번째 등판 후 “내 가장 큰 목표는 빅리그에서 계속 뛰는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롱 릴리프로 던지는 것은 선발로 나서기 위한 좋은 기회이지만, 지금 당장 맡은 역할에도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발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일본인 선발인 아리하라 고헤이가 손가락을 다쳐 빈자리가 생기자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에게 기회를 줬다. 그가 두 경기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를 펼치며 빅리그 선발로 손색없다는 사실을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에 약간 못 미치는 등 구속이 아주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정교하고 효율적인 투구로 타선을 상대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을 뿐 33세 베테랑이다. 던지는 법을 안다”고 평가했다.

◇류김양이 빅리그 선발로

양현종이 선발 기회를 얻으며 21세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3인방, 소위 ‘류김양’이 모두 같은 시즌에 MLB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류현진은 2006년, 김광현과 양현종은 2007년 각각 고졸 신인으로 KBO 리그에 데뷔했다. 첫 시즌부터 괴물 같은 활약을 보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어느덧 MLB 베테랑이자 팀 에이스가 됐다. 신인 때부터 SK 왕조 에이스였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팀 선발진에 무난히 합류해 미국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도 이번 주 등판을 앞뒀다. 김광현은 5일 MLB 최고 선발 투수로 꼽히는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과 대결한다. 엉덩이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류현진은 예정대로라면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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