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이기재(왼쪽부터), 포항 강상우, 제주 정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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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벤투 감독님 보고 계신가요?
한국 축구는 측면 수비수 기근에 시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성인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특히 왼쪽 수비 쪽이 더욱 그렇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김진수(알 나스르)와 홍철(울산 현대)이 양분했으나, 지금은 또 다른 국면이다. 김진수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가 최근에서야 팀에 복귀했다. 홍철 역시 부상 여파로 인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6월에 있을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K리그에도 수준급의 왼쪽 수비 자원이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이기제(수원 삼성)다. 이기제는 지난해 9월 군 복무를 마치고 수원에 합류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주전 자리를 단숨에 꿰찬 이기제는 올시즌 1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벌써 3골2도움이다. 수비는 물론 왼발의 날카로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골 모두 그림 같은 왼발 슛으로 만들었다. 정통적인 왼발잡이이기에 벤투호 승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강상우(포항 스틸러스)도 있다. 지난 시즌 상주 상무(현 김천상무) 소속으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 전환에도 성공했던 그는 소속팀에서는 다시 수비수로 회귀했다. 주로 왼쪽에 배치되나, 오른쪽은 물론 공격수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있다. 강상우는 올시즌 14경기 모두 풀타임이다. 득점은 없으나 도움은 4개를 올리고 있다. 수비수임에도 키패스 25회(7위), 크로스 66회(1위)로 공격 재능도 발군이다. 강상우는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 후보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재(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1부에서도 자신의 가치가 통함을 입증하고 있다. 2019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정우재는 지난 시즌 2부에서 21경기 3골4도움을 기록했다. 남기일 감독이 믿고 쓰는 자원 중 한 명이었다. 본래 오른발잡이인데, 왼발도 곧잘 쓴다. 지난 시즌 올린 도움은 모두 왼발, 골은 모두 오른발로 기록할 정도로 양발 사용이 자유자재다. 올시즌에는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도움 없이 2골을 기록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공식적으로 왼쪽 수비수 선발 원칙에 대해 밝힌 적은 없으나, 축구계 관계자들은 왼발을 전문적으로 쓰는 왼쪽 수비수를 원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확한 건 이기제, 강상우, 정우재는 대표팀에 발탁돼도 의심할 여지 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국내에서 열리는 2차 예선에서는 이들 세 명 중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는 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