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텍사스)이 불펜으로 돌아가자 장기 휴식을 거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5월31일 시애틀전 등판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선발로 나서 3이닝 5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한 이 경기 이후 불펜으로 보직이 다시 바뀌었다.
텍사스는 5~7일 탬파베이와 3연전을 치렀다. 이 기간 텍사스는 1승2패를 했지만 선발들은 모두 5이닝 이상 2실점 이내로 잘 던졌다. 양현종의 불펜 이동과 함께 선발로 합류한 콜비 앨러드도 6일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선발 바로 뒤에서 2이닝 이상 길게 던진 중간계투도 있었다. 6일 우완 드마커스 에반스가 2이닝 무실점, 7일에는 좌완 테일러 헌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에반스는 2점 차 뒤질 때, 헌은 1점차 앞설 때 등판했지만 2경기 모두 이후 불펜에서 실점이 더 나와 졌다. 텍사스의 양현종 활용 계획을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 불펜투수는 선발보다 자주 던지지만 올해 텍사스의 양현종은 예외다. 양현종은 올시즌 7경기 중 3경기를 중간계투로 나갔다. 모두 4이닝 이상씩 던졌다.
첫 등판이었던 4월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선발 조던 라일스가 2.2이닝 7실점하고 물러나자 3회 2사 2·3루에 양현종이 나가 4.1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5월1일 보스턴전에서는 아리하라 고헤이가 2.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자 2사 1루 양현종이 나가 4.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5월15일 휴스턴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1.2이닝 3실점으로 물러난 뒤 두번째 투수 브렛 데거스까지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져 무사 만루가 되자 양현종이 나갔다. 양현종은 3실점을 했지만 6회까지 4이닝을 책임졌다.
텍사스는 선발이 너무 일찍 쓰러져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더 실점 없이 경기를 성립시켜줄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면 양현종을 찾았다. 최근 탬파베이 3연전은 모두 선발이 5이닝 이상 던졌고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 등판한 지 5일 이상 지난 양현종을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텍사스는 양현종을 다시 초반처럼 활용하려는 듯 보인다. 우드워드 감독은 보직을 바꾸며 “양현종이 못 던져서가 아니라 앨러드를 선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구단이 키우려는 젊은 투수에게 선발 기회를 주고 이닝 소화력 있는 양현종을 다시 비상시 롱릴리프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양현종을 그렇게만 쓰자면 탬파베이 3연전처럼 선발들이 제몫을 할 경우 투입 시점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너무 긴 휴식은 양현종에게 오히려 장애가 된다. 양현종은 빅리그 데뷔 직후에는 4일, 5일 간격으로 등판했지만 5월6일 미네소타전에 첫 선발로 나선 뒤에는 15일 휴스턴전에 다시 불펜으로 나갔다. 9일 만의 등판에서 4이닝을 잘 막았지만 처음으로 삼진을 한 개도 못 잡고 볼넷이 늘었다. KBO리그에서 10년을 선발로만 뛴 양현종은 그동안 5일 이상 길게 쉬고 던진 적이 많지 않았다.
텍사스는 8일 쉬고 9~10일 샌프란시스코 2연전을 치른 뒤 다시 하루 쉰다. 양현종이 이 2연전에서도 나가지 못하면 휴식일은 최소 11일로 더 길어진다. 이 2연전에는 라일스와 카일 깁슨이 선발로 나선다. 시즌 초반 헤맸던 라일스는 5월 이후 꼬박꼬박 5이닝 이상씩 소화하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하는 깁슨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지난 5일 탬파베이전에서도 5.1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