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는 크다. 그러나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서울 삼성은 2020~2021 시즌 중후반 승부수를 던졌다. 트레이드를 통해 창원 LG의 야전사령관인 김시래(178cm, G)를 데리고 온 것. 대신, 이관희(191cm, G)를 LG로 내줬다.
이상민 삼성 감독이 원했던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삼성에 가세했다. 하지만 삼성은 2020~2021 시즌 종료 후 후속 트레이드로 전력 이탈을 예고했다. 그 결과, 김준일(200cm, C)이 빠져나갔다.
김준일은 삼성의 핵심 빅맨. 탄탄한 체격 조건에 점퍼와 피벗을 이용한 골밑 득점, 속공 가담 등 다양한 옵션으로 득점할 수 있는 자원. 2014~2015 시즌 데뷔 후 삼성에서만 뛰었던 김준일을 보내는 것. 삼성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준일 대신 김동량(198cm, F)을 데리고 온 삼성. 김동량이 높이를 이용한 수비와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다고는 하나, 김동량이 김준일의 공격력을 대신할 수 없다.
삼성이 김준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건 하나다. 물량 공세. 김동량을 포함해 장민국(199cm, F)-임동섭(198cm, F)-배수용(193cm, F)-차민석(199cm, F) 등 다양한 장신 선수들을 4번 자원으로 투입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준일의 높이와 힘을 메울 수는 없다. 하지만 김준일의 공백은 다른 긍정적인 요소를 만들 수 있다. 김준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스피드와 긴 슈팅 거리.
장민국과 임동섭, 차민석 모두 3점을 던질 수 있다. 장신이지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스피드’와 ‘스페이싱’에 힘을 실을 수 있다. 배수용도 비록 언더사이즈 빅맨이지만, 탄력과 스피드, 투지로 궂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
선수들 역시 김준일의 공백으로 인한 장단점을 알고 있다. 먼저 장민국은 “(김)준일이가 1대1 공격에서는 리그 정상급 선수라고 본다. 공격이나 높이 면에서 공백이 있을 거다“며 김준일의 장점에서 나오는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김)준일이 공백이 크기는 하다. 긍정적인 것도 있을 거다. 나 같은 경우에는 팀원들의 공격 공간을 넓히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또,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한다. 준일이가 없어도, 괜찮을 거라고 본다”며 공간을 넓히는 걸 중요하게 여겼다.
임동섭 역시 “어쨌든 준일이가 빠진 건 사실이다. 지금 있는 국내 4번 자원들이 리바운드에 관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또, 준일이가 있는 뒷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리바운드에 열세가 있었다. 그래서 리바운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무리 힉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내 빅맨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 크다”며 김준일 없는 삼성을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준일이가 분명 인사이드에서 강했다. 골밑에서 확률 높은 경기를 하면 좋겠지만, 준일이는 지금 떠났다. 하지만 지금 4번 자원은 모두 3점을 던질 수 있다. 스페이싱 농구를 극대화할 수 있다. 스페이싱 농구로 긍정적인 경기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스페이싱 농구’를 김준일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생각했다.
계속해 “우리 팀에는 (김)시래형이라는 뛰어난 포인트가드가 있다. ‘스페이싱’도 ‘스페이싱’이지만, ‘스피드’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날 거다. 상대가 우리를 상대하기 까다로울 거라고 본다. 물론, 우리가 연습을 잘 해서 3점을 넣어야겠지만 말이다”며 스피드에서도 이전과 차이를 보일 거라고 여겼다.
마지막으로 배수용은 “물론, (김)준일이가 있으면, 높이도 있고 좋은 게 많다. 그렇지만 (김)동량이형과 (장)민국이형, (임)동섭이형에 (차)민석이까지 있다. 약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요소부터 언급했다.
그 후 “지금 있는 4번 선수들이 다 슛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높이는 낮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격 공간이 넓어질 거라고 본다”며 지금의 국내 자원에게서 나올 수 있는 구체적인 강점을 말했다.
주축 선수가 이탈했다고는 하나, 언제까지 그 공백을 생각할 수 없다. 공백을 메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 국내 장신 자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김준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준비했고, 공백을 메울 자신감도 커보였다. 무엇보다 김준일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의무감이 커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