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탈삼진을 기록할 때나, 개인 통산 3000번째 탈삼진을 기록할 때나 맥스 슈어저(37·LA 다저스)는 한결 같았다. 여전히 혼을 던졌고, 여전히 공격적이었다. 전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슈어저는 13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8-0 승리를 이끌고 시즌 14승(4패)을 거뒀다. 다저스 이적 이후 8경기에서 6승 평균자책점 0.88의 완벽한 투구다. 다저스는 슈어저가 등판한 8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완벽한 경기 내용보다 더 화제를 모은 건 바로 개인 통산 3000탈삼진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맹렬한 기세로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몰아붙인 슈어저는 2회에는 개인 통산 세 번째 무결점 이닝(1이닝 9구 3탈삼진)을 만들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어 5회에는 에릭 호스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망의 3000탈삼진 고지에 당당하게 올라섰다.
2008년 데뷔한 슈어저는 2013년 8월 1000탈삼진을 달성했고, 2017년 6월에는 2000탈삼진을 돌파했다. 이어 이날에는 MLB 역사상 19번째 3000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이닝으로 따지면 랜디 존슨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이닝에 3000K를 새겼다.
또한 슈어저는 3000탈삼진과 세 차례 이상 사이영상을 동시에 거머쥔 역대 7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이는 그렉 매덕스,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전설적인 선수 몇몇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슈어저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3000탈삼진으로 사실상 예약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그 금자탑에 가장 많이 희생된 선수는 누구였을까. 애덤 던이 슈어저에게 총 24번의 삼진을 당해 이 부문 1위고,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21개로 2위다. 이날도 슈어저와 맞부딪혔던 매니 마차도가 19번의 삼진을 당해 3위를 달리고 있다. 슈어저가 다저스에서 내년에도 뛴다면 마차도가 이 부문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린다. 마차도는 통산 슈어저 상대 타율 0.136으로 약했다.
이 세 명을 포함, 슈어저에게 통산 10차례 이상 삼진을 당한 선수는 총 52명에 이른다. 마이크 트라웃도 10차례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반대로 이런 슈어저에게 유독 강한 선수도 있었다. 이 선수는 지금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지 않다.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39·SSG)다.
통산 슈어저를 상대로 15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타율 0.500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단 6명에 불과하다. 그중 최고가 바로 추신수다. 추신수는 통산 슈어저와 30차례 맞대결을 벌여 타율 0.583(24타수 14안타), 3홈런, 6타점, 6볼넷을 기록했다. 반면 삼진은 4번밖에 당하지 않았다. 슈어저 상대 통산 OPS는 1.792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제이코비 엘스버리도 통산 타율 0.583(12타수 7안타)이라는 호성적을 냈으나 OPS(1.625)에서는 추신수보다 살짝 떨어진다. 타격 기계로 불린 토니 그윈은 슈어저 상대 타율 0.556, OPS 1.470을 기록했다.
슈어저를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애덤 존스, 마이클 콘포토, 애덤 던으로 각각 4개다. 던은 삼진도 많이 당했지만 홈런도 많이 쳤다. 이 탈삼진 머신을 상대로 가장 많은 볼넷을 고른 선수는 알렉스 고든으로 10차례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