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치홍.롯데 내야수 안치홍(31)이 1루로 뛰다가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부상의 징조였다. 결국 중도 교체됐다.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에게 큰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안치홍의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롯데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서 0-2로 졌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60승65패5무, 2연패를 당하며 공동 5위 SSG와 키움과의 경기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7위 NC와는 2경기차가 됐다.
롯데 선발 이승헌은 5⅓이닝 2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득점 지원이 나오지 않았다. 롯데 타선은 이날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SSG 선발 조영우를 공략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 조영우를 상대로는 단 1개의 안타만 때려낸 롯데 타선은 조영우 다음으로 올라온 필승조 장지훈, 서진용, 김택형을 상대로도 2안타를 때리는데 그쳤다. 차갑게 식은 타선으로 롯데는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고, 후반기 첫 무득점 경기라는 결과를 안아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안치홍의 부상이다. 안치홍은 0-0으로 맞선 4회 1사 1루에서 SSG 선발 조영우의 2구째 슬라이더를 쳤으나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아웃됐다. 1루로 달려가던 안치홍은 몸이 이상을 느낀 듯 천천히 달렸다. 심상치 않은 모습에 트레이너가 달려왔고, 몸상태를 체크했다. 더 이상 뛰는 것은 무리인 듯 했다.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왔다.
롯데 관계자는 "4회초 타격 후 주루과정에서 우측 햄스트링 과경직 현상으로 교체되었다"며 "트레이닝파트 상태체크 중이며, 추후 필요하다면 병원도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병원에는 가지 않았으나 하루가 지난 뒤 몸상태를 체크한 후 검진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라 수 없다. 무엇보다 부상 부위가 좋지 않다. 자주 재발하는 부위다. 최악의 경우 4주간 이탈할 수 있는 햄스트링 부상이다.
안치홍은 롯데와 2+2년 최대 56억원 FA 계약을 맺고 지난해 거인 군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첫해인 작년 타율 0.286 8홈런 54타점 OPS 0.76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3할 타율은 물론이고, 두 자릿수 홈런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롯데가 바라는 공격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반등에 나섰다. 전반기에 타율 0.327 5홈런 52타점 OPS 0.875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도쿄 올림픽 휴식기 중이었던 7월 30일 롯데는 안치홍과의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당초 FA 계약을 맺을 때 처음 2년을 보낸 뒤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었다. 최초 2년 계약이 종료되지는 않았지만 롯데와 안치홍은 뜻을 같이 했고, 이른 시간에 계약을 연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후반기. 이날 경기까지 49경기에 나와 타율 0.291 4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전반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성적이 하락하긴 했으나 10월에만 4할을 치고 있던 안치홍이었다. 타격감이 반등하고 있던 차에 나온 부상이라 더욱 안타깝다.
롯데는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안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경기(6월 27일)와 정규 편성 경기까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5위와 키움과 승차를 1.5경기까지 줄였던 롯데다. 하지만 8일 두산전 대패(4-15패)에 이어 SSG에게도 패했다. 안치홍의 부상까지 나오면서 가을야구는 다시 멀어지고 있다. 일단 안치홍의 부상이 경미하기를 바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