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포백을 맡았던 파트리스 에브라와 네마냐 비디치.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함께했던 두 선수가 싸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내용은 파트리스 에브라의 고백으로 알려졌다. 박지성과 가장 친한 동료이기도 했던 에브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웹사이트 Q&A에서 당시 센터백이었던 네마냐 비디치와 다퉜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에브라와 비디치는 200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동기. 에브라는 AS모나코에서, 비디치는 스파르타 모스크바에서 이적했다.
에브라는 "우린 같은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왔고 함께 부진했다. 같은 호텔을 썼는데, 처음엔 사이가 너무 안 좋았다"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우리를 리저브(2군) 팀에 보냈다. 우린 45분을 뛰고 교체됐는데, 라커룸에서 비디치가 '내 에이전트가 전화했다. 난 모스크바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내 에이전트도 나에게 'AS로마에서 관심있다'고 했다. 그만큼 우린 함께 부진했다. 내가 비디치를 엄청나게 존경하는 이유"라고 떠올렸다.
이어 "솔직히 우린 싸운 적도 있다. 3개월 동안 이야기를 안 했다"며 "함께 뛰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왼쪽으로 가라' '오른쪽으로 가라' 등 소통도 안 했다. 비디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리오 퍼디난드를 내 옆에서 뛰도록 왼쪽으로 옮겼다. 3개월 동안 그랬다. 어느 날 경기가 끝나고 그가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두가 '드디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린 최고의 친구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선수의 충돌은 또 있었다. 퍼거슨 감독이 팀을 떠나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팀을 지휘했을 때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라이벌 리버풀에 0-3으로 패배한 날 경고 두 장을 받고 퇴장당한 비디치는 에브라가 수비에 소홀했다고 비난했다. 에브라는 이 발언에 크게 분노했는데, 모예스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 제지하면서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비디치는 이후 인터뷰에서 "우린 친구였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서 언쟁을 벌였다. 개선하고 싶었다"며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지만 마음이 아팠다. 싸우지 않았다면 잘못된 것이다. 우린 라커룸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퍼레이드에서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린 에브라와 비디치.
입단 동기였던 에브라와 비디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성공한 영입으로 평가받으며 구단을 상징하는 선수가 됐다. 에브라는 379경기, 비디치는 300경기에 출전했다. 두 선수가 있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FA컵 3회 우승 등 황금시대를 열었다.
흥미롭게도 떠난 날도 같다. 2013-14시즌 에브라는 유벤투스로, 비디치는 인테르 밀란으로 이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