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전북 현대가 ‘멘붕’에 빠졌다. 승리와 4강행을 자신했던 울산 현대와의 맞대결을 패했다. 패배라는 결과, 토너먼트에서의 탈락이라는 결과에 대한 아픔과 함께 선수단에 정신적인 데미지도 왔다.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전북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혈투를 치른 끝에 2-3으로 패했다.
올해 ACL 8강, 4강은 모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진행한다. 전북으로서는 홈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다른 팀보다 유리했다. 경기장을 찾은 6,000여 팬들은 전북을 응원했다. 전북은 분명 홈에서 경기하는 이점을 누렸다.
하지만 전북은 울산에 패했다. 울산에 계속 골을 허용한 뒤 추격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래도 2-2 동점을 만든 뒤에는 경기 분위기도 잡아갔지만 역전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연장전반 11분 울산 이동경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홈에서 쓰러졌다. 충격의 탈락에 올 시즌 울산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총 2무 2패의 열세까지 놓였다.
전북은 지난해까지 울산만 만나면 패배를 몰랐다. ‘전북포비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울산은 전북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북은 울산만 만나면 무너지는 경기가 이어졌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의 충격이 클 듯싶다”며 침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북은 K리그1과 FA컵을 모두 우승했다. 수석코치로 더블을 이끈 김상식 감독은은 올 시즌 목표로 지난해 더블에 ACL까지 추가한 트레블로 삼았다. 하지만 FA컵에 이어 ACL도 탈락하면서 이제 전북에 남은 것은 K리그1 하나뿐이다.
전북은 올 시즌 5년 연속 K리그1 우승에 도전하는 중이다. 32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63점으로 선두 울산(승점 64점)에 승점 1점 뒤져있다. 남은 6경기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이 올 시즌 울산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기에 맞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게다가 ACL 탈락으로 선수들의 충격이 크다. 4강에 오르지 못했고, 울산을 또 넘지 못했다는 결과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다. 김상식 감독이 “경기를 지우는 시간을 빨리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둘러 패배 아픔을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전북의 위기관리 및 회복 능력에 달렸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면 남은 경기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관리 및 회복에 실패하면 K리그1 우승은 고사하고 울산 추격도 쉽지 않게 된다.
전북으로서는 2016년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북은 2016년 K리그1 33라운드까지 33경기 무패라는 엄청난 결과를 냈다. 그러나 승점 삭감 징계 여파로 파이널 라운드에서 패배가 나왔다. 그리고 FC서울과의 시즌 최종전도 패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전북은 다잡은 우승을 홈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패하며 눈앞에서 놓쳤다. 선수단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빠르게 수습했다. 전북에 ACL 결승전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북은 모두가 알다시피 알 아인을 누르고 ACL 정상에 섰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경기의 중요성을 선수들이 잘 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렸다. (K리그1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이 경기만 집중하고 있다. 팀에 큰 영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위기관리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구단 관계자들도 당시 “K리그1 우승을 놓치면서 선수들이 ACL을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독기를 품었다”고 전했다.
전북은 5년 전과 대회만 바뀌었을 뿐 동일한 상황에 놓였다. 또한 김상식 감독은 당시 코치로 최강희 감독을 보좌하며 위기관리를 한 경험이 있다. 최철순, 김보경 등 당시 상황을 경험한 선수들도 여전히 뛰고 있다.
전북은 5년 전의 경험을 꺼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북이 다음 경기를 앞두고 시급히 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