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1986년 빙그레 이글스로 프로야구 제7구단이 된 한화 이글스는 이희수감독 시절인 1999시즌 롯데에 4승1패 승리를 거두고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1차전 선발 투수가 현 한화의 정민철단장이었고 마무리를 한 투수가 구대성이었다.
이후 한화는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 등 명장들을 영입해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가장 최근에는 2018 시즌 한용덕감독이 3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이 전부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김승연 구단주가 직접 찾아 팬들에게 꽃을 선물하며 감사의 뜻을 전해 큰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히어로즈에 1승3패로 탈락했다.
이후 한화는 다시 암흑기에 접어 들어 2019시즌 9위, 지난 해 10위, 그리고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한 올해도 10위다.
과연 내년 시즌 희망이 있을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이 되는 가운데 과거 2015시즌을 마치고 4년간 84억원을 투자해 SK의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영입한 것이 떠오른다. 2014시즌을 9위로 마친 한화는 2015시즌 6위로 가능성이 보이자 포스트시즌 진출 승부수로 마무리 정우람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이는 두산이 1년 앞서 롯데 선발 투수 장원준을 4년간 84억원에 계약한 규모와 같다. 두산은 김태형감독과 계약한 첫 시즌인 2015시즌 장원준 12승, 2016시즌은 15승을 바탕으로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확실한 선발 투수 효과가 있었다.
한화와 정우람의 계약이 이례적이었던 것은 불펜 투수의 몸값이 특급 선발 투수와 같아졌다는 것이다. 더 깊게 들어가면 위닝 팀(winning team, 승률 5할 이상)은 마무리 투수, 루징 팀(losing team)은 선발 투수에 전력 보강의 우선 순위를 둔다. 그래서 한화가 위닝 팀으로 갈 자신을 보였다.
메이저리그가 현재는 많이 변하기는 했어도 당시에는 불펜 투수가 제3선발 투수 급의 대우를 받는 것을 보기 어려웠다.
정우람은 2015시즌 SK에서 69경기에 등판해 7승5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 자책점 3.21을 기록하고 한화와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했다. 정우람은 당시 한화 감독이었던 김성근감독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했으나 김성근감독도 2017 시즌 초반인 5월 팀을 떠났다.
정우람 이전에 불펜 투수 최고 몸값은 삼성 안지만으로 2014시즌 후 4년 65억원에 계약했다. 정우람은 무려 19억원이 오른 금액이다.
한화는 4년 84억원 계약이 끝난 정우람과 2019시즌을 마치고 4년 39억원에 재계약했다. 정우람은 한화와 무려 8년간 총액 123억원에 계약하고 동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2023년 38세까지 계약해놓고 2020시즌과 금년 한화의 성적은 계속 10위다.
마무리 정우람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는 경기가 속출했다. 한화는 거의 루징 팀이었다. 한화의 레전드들, 장종훈, 송진우, 이정훈 모두 현재 한화에는 없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용규를 방출했고 시즌 막판 이성열을 은퇴시켰다. 한화 구단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력을 갖출 팀으로 전력 보강을 할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