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가 불타고 있다. 뜨거운 오프 시즌 열기가 정규 시즌 관심도를 뛰어 넘는 듯하다. FA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4일은 구단마다 주요 보도자료를 쏟아내기 바빴다. 외부 FA 영입 보도자료가 2건, 선수 2명의 계약 연장 보도자료가 1건이 나왔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영입 보도자료는, 오후 2시 50분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작은 LG 트윈스다. LG는 올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주장직까지 맡았던 박해민과 4년 60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 계약을 맺었다. 삼성 역시 박해민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LG 제시액과 차이가 컸다. 박해민은 "삼성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운한 감정은 전혀 없다"며 친정팀에 미안해 했다.
2시간 뒤인 오후 1시. NC 다이노스가 대형 FA 영입 소식을 알렸다. 두산 베어스에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뛴 외야수 박건우를 영입했다. NC는 박건우에게 6년 총액 10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5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을 안겼다. 보장 금액만 94억 원인 초대형 계약이다.
FA 시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제도를 활용한 연장 계약 소식도 터졌다. SSG 랜더스가 국내 선발투수 2명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오후 2시 45분에 보도자료가 나왔다. SSG는 박종훈에게 5년 총액 65억 원, 문승원에게 5년 총액 55억 원을 베팅했다.
지난 7월 KBO가 'FA 아닌 선수들 다년 계약'을 허용했고, SSG가 이를 활용해 주축 국내 선발투수 2명과 더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SSG는 2023년부터 시행될 샐러리캡 계산에 바빴다. 정확한 계산 위해 FA가 아닌 주축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맺어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45분까지 약 4시간 동안 최대 총액 280억 원의 계약이 발표됐다. 이번 오프 시즌 1호 FA 계약을 맺은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 계약을 포함하면 334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33억 원, 옵션 최대 5억 원)이다.그러나 아직 최대어들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가 영입전을 벌이고 있는 나성범은 100억 원이 넘는 초대형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에서 시장에 나온 김재환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노리고 있다. 거기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양현종, LG 트윈스에서 FA 재자격을 얻은 외야수 김현수가 남아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FA 시장 가격 움직임이 뜨거워질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과열, 오버페이 등의 논란이 따라붙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뜨겁게 타오른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