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스리그 대진 추첨은 매번 ‘조작설’에 시달린다. 이번 추첨에는 한 팀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의심이 더욱 커졌다. 그 팀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2021-2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대진 추첨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허무한 실수가 나와 3시간 뒤에 재추첨을 실시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은 조별리그 1위와 2위의 맞대결로 열리는데, 이 16강 대진은 추첨을 통해서 뽑는다. 조별리그 1위로 마친 8팀은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릴이다. 2위로 마친 8팀은 파리 생제르맹(PSG), 스포르팅 리스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인터 밀란, 첼시, 비야레알, 벤피카, 잘츠부르크다.
다만 변수가 있다. 같은 조에 있던 팀끼리 만날 수 없고, 같은 나라에 속한 팀들도 만날 수 없다. 따라서 F조에 있던 맨유와 비야레알이 16강에서 만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조 추첨 결과 맨유와 비야레알이 16강 대진에서 묶이는 실수가 발생했다. 추첨 진행요원들이 부랴부랴 다시 추첨해 16강 대진으로 맨시티-비야레알 경기가 확정됐다.
이 실수를 눈치 챈 각 구단들이 UEFA에 정식 항의했다. 그래서 11시에 재추첨식이 진행됐다. 그 결과 바이에른 뮌헨-잘츠부르크, 맨체스터 시티-스포르팅 리스본, 아약스-벤피카, 릴-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비야레알, 리버풀-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파리 생제르맹(PSG)이 16강에서 격돌한다.
여기서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8시에 진행된 첫 번째 추첨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6강에서 만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뮌헨은 구단 공식 SNS에 “16강에서 잘츠부르크와 만난다”라며 관련 그래픽을 게시했다. 팬들은 “아틀레티코로 결정됐는데 무슨 소리냐?”며 항의했다. 뮌헨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리고 3시간 뒤인 11시에 다시 진행된 두 번째 추첨 결과, 뮌헨과 잘츠부르크가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뮌헨은 어떻게 잘츠부르크와 만난다는 걸 미리 알았을까. 이번 추첨에서 UEFA만 실수한 게 아니다. 뮌헨도 SNS로 실수를 범했다”라며 추첨식 진행에 의구심을 품었다. 참고로 잘츠부르크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른 상대적 약체 팀이다.
과거에는 추첨하는 공에 온도 차를 둬서 '추첨 요원이 강팀을 피하게 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번 추첨에서는 '미리 대진을 짜 놓고 그에 맞는 추첨식을 진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에른 뮌헨이 '눈치없이' 짜여진 대진을 공개했다는 게 의심하는 이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