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불통(不通)이다. 통역이 없으면 의사소통이 안 된다. 야구를 하는 것이니까 손짓 발짓으로 의미가 전달된다고 하더라도 프로야구는 그 수준이 다르다. 세밀하고 심리적 부분도 강하다.
무지(無知)하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처음으로 롯데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축적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비디오 경기 영상들을 미리 받아 보고 상세하게 연구하고 온다고 해도 자료는 자료일 뿐이다. 롯데 선수들에 대한 파악도 시급한데 KBO리그에는 다른 9개 구단이 있다.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무지한 코치들이다.
롯데 구단은 지난 2019년 9월 당시 성민규 시카고 컵스 환태평양 스카우팅 슈퍼바이저를 단장(GM)으로 영입해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한국 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미래 지향적인 팀 구축에 나섰다. 성민규 단장은 지명권 트레이드(KT 위즈), 옵트 아웃이 포함된 2+2년 계약(안치홍) 등을 선보이며 MLB 스타일의 선진 구단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첫 시즌인 2020년 롯데 구단은 7위, 그리고 올 시즌은 초반에 자신이 스카우트해온 허문회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 팀 래리 서튼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한 뒤 한국계 미국인 최현 배터리 코치를 1군 수석코치를 겸하게 했으나 결국 8위로 내려앉았다.
2022시즌은 롯데 구단에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기회이다. 큰 그림도 그려져 2년간 뛴 외국인 용병 유격수 마차도를 교체했다.
문제는 1군 코칭스태프다. 래리 서튼 감독에게는 말이 통하는 수석코치가 절실하다. 2년간 함께 하며 배터리코치를 겸하던 최현 수석코치가 느닷없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면서 모든 것이 틀어졌다.
롯데는 지난 11월6일 투수 총괄 디렉터로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에서 코치를 했던 리키 메인홀드(35)를 영입했다.
갑자기 1군과 퓨처스리그 투수들까지 총괄하는 디렉터로 35세의 외국인 코치가 오자 이용훈(44) 투수코치가 구단에 사의를 밝히고 NC 다이노스 코치로 가버렸다.
이번에는 배터리 코치다. 롯데는 최현코치의 미네소타행 발표 다음 날 인 12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세인트루이스, 애틀랜타 등에서 13년간 799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2011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제럴드 레이어드(42)를 후속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고 알렸다.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4월 현역에서 은퇴한 제럴드 레이어드 코치는 2017~2018시즌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을 맡았다. 그 후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제럴드 레이어드 코치 역시 KBO리그가 처음이다. 배터리 코치는 투수와 포수, 그리고 상대 타자들까지 잘 알아야 한다. 롯데 구단이 첨단 장비를 이용해 준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해도 직접 눈으로 본 상대 타자들의 타격 습관 및 장단점을 바로 알기는 어렵다.
만약 래리 서튼감독을 보좌할 1군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직접 대화가 안 되는 불통, 현재 롯데 선수들은 물론 상대에 대해 모르는 무지의 코치들인 투수 리키 메인홀드, 배터리 제럴드 레이어드로 구성된다면 경기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외국인 코치들과 토종 코치들간의 소통, 그리고 선수들과의 관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생긴다. 롯데 선수들의 반응은 구단이 하는 일이니 그냥 지켜보고 있다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