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박병호(35)의 FA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이번 겨울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지난 14일 하루에만 박건우(NC, 6년 100억원), 박해민(LG, 4년 60억원), 박종훈(SSG, 5년 65억원), 문승원(SSG, 5년 55억원)의 계약이 성사되면서 무려 280억원 규모의 계약이 나왔다.
박건우와 박해민은 FA 계약, 박종훈과 문승원은 KBO리그 최초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앞서 1호 FA의 주인공이 된 최재훈도 원소속팀 한화와 5년 54억원으로 대형계약에 성공했다.
역대급 계약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부 FA를 잡아야하는 구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계약을 제안하기 쉽지 않은 키움은 박병호와의 재계약을 두고 고민이 깊다.
트레이드로 키움에 왔지만 키움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한 박병호는 최근 2년 연속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는 118경기 타율 2할2푼7리(409타수 93안타) 20홈런 76타점 OPS .753을 기록하며 힘겹게 8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이어갔다.
성적만 본다면 모두를 놀라게할 대형계약을 제안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박병호가 키움을 상징하는 스타라는 점과 시장에서 박병호를 원하는 팀이 있다는 점 때문에 키움도 마냥 구단에 유리한 계약을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FA 시장이 갑자기 불타오르면서 자연스레 선수들의 눈도 높아졌다. 박병호의 FA 보상금은 22억5000만원으로 결코 적지 않지만 최근 성사된 계약들의 규모를 보면 박병호의 이적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순 없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FA 시장에 불이 붙었다”라면서도 “우리는 우리 흐름대로 가야한다. 박병호 본인도 자신의 성적은 알고 있으니 합의점을 찾아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키움과 박병호는 한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아직 구체적은 협상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고형욱 단장이 외국인선수 영입을 위해 미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을 갔다오면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했고 박병호 본인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고형욱 단장은 “한차례 만나서 그냥 인사를 하고 안부 정도만 나눴다. 구체적은 계약 조건은 오가지 않았다. 박병호쪽에서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도 시간이 필요하다. 1월에 만나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올해 안에 재계약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FA 시장이 뜨거우니 박병호도 자신의 시장 가치를 한 번 보고 싶을 것이고 에이전트도 생각이 있을 것이다. 1월에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게 될 것 같다.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대형 계약들이 많이 쏟아졌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대어급 선수들이 다수 남아있다. 나성범, 김재환, 강민호, 양현종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선수들의 행선지가 정해지면 박병호의 선택지도 명확해질 수 있다. 키움과 박병호의 협상은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