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왼쪽)가 포루트갈에 패한 뒤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북한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조 추첨 조작을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디 애슬레틱 등 영국 매체들은 23일(현지시간) 스벤-고란 에릭센 전 잉글랜드 감독이 BBC 라디오의 ’가장 기이한 스포츠 범죄‘라는 제목의 라이브 시리즈에서 북한 관리들이 2010년 월드컵 조 추첨을 조작하도록 자신을 설득하려 했다고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당시 FIFA 축구 위원회 위원이었던 에릭센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관리들이 도와 달라고 해서 자신이 할 수만 있다면 도울 수 있다고 말하자 북한 관리들은 조 추첨에서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공이나 신발을 원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의외의 부탁을 받고는 “난 할 수 없다. 아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며 시도조차 하는 것은 범죄다”라고 말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에릭센은 “하지만 그들은 나를 결코 믿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단지 하기 싫다고 믿었다. 정말 이상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내가 초대 받은 주된 이유이자 내가 그곳에 간 것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러나 실제 조 추첨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조에 속했다. 이른바 ’죽음의 조‘에 들어갔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북한은 브라질에 1-2로 패한 뒤, 포르투갈에 0-7, 코트디부아르에 0-3으로 져 예선 탈락했다.
한국은 예선을 통과한 뒤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