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이적시장을 총괄하는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 역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부터 영국 입국 자체가 거부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아브라모비치는 제재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아브라모비치는 첼시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3일(한국시간) 첼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며칠간 나의 구단 소유권을 두고 말이 많았다. 전에 말했지만 나는 항상 클럽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 현재 상황에서 나는 클럽, 팬, 직원 그리고 클럽의 스폰서들과 파트너들에게 가장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클럽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클럽 매각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겠지만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이다.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지도 않겠다. 첼시는 나에게 사업이나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게임과 클럽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 관한 것이었다"라면서 "또한 첼시에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자선 재단을 자선 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이 재단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든 희생자들을 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 시대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됐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EPL 첼시를 인수하며 처음 축구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첼시를 EPL을 넘어 유럽의 강호 팀으로 성장시켰다. EPL 우승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자국 컵 대회 우승 등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3일 2021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가능한 모든 트로피를 획득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아브라모비치는 결국 구단 매각을 결정했다. 해당 결정으로 마리나 역시 미래가 불확실해졌다. 영국 '가디언'의 제이콥 스테인버그 기자는 "첼시 이사 마리나 역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마리나는 2010년 첼시에서 일을 시작해 2013-14시즌을 앞두고 클럽 이사회의 직위를 부여받았다. 특히 이적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리나는 과거 다비드 루이스와 페르난도 토레스 영입부터 이적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조세 무리뉴 감독을 다시 첼시 감독직으로 복귀시키며 팀의 전성기를 다시 한번 이끌었다.
판매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후안 마타, 네마냐 마티치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데려온 선수들을 시장 가치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첼시는 마리나가 이적시장 전권을 잡은 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클럽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수의 매체들은 아브라모비치가 팀을 떠남에 따라 마리나 역시 구단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