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메이션은 그대로였으나, 약간의 선수 기용 변화로 결과를 만들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7승 2무(승점 23)로 이란(승점 22)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벤투호는 숙명의 이란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빌드업 축구를 위한 핵심 자원인 황인범이 발가락 골절로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황인범은 후방 조율과 더불어 패싱력을 바탕으로 공격 전개를 이끌어왔다. 그를 대체할 자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포메이션은 일정했다. 지난 1~2월 벤투 감독은 이례적인 투톱 전술을 가동했으나 상대가 이란인 만큼 원래의 4-1-4-1 전술로 돌아왔다. 3선 위의 자원이 주목됐는데, 이재성과 권창훈이 최종 낙점됐다.
물론 이재성과 권창훈이 황인범의 롤을 그대로 이어받을 순 없었다. 기본적인 성향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둘은 중원 가담을 마다하지 않았고, 번갈아 가며 공격 진영과 중원을 오갔다.
이는 성공적으로 이어졌다. 중앙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활로를 모색했고, 적절한 패스와 탈압박을 통해 힘 싸움을 도왔다. 또한, 공격 진행 시 원투 패스를 통해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양산했다. 특히 이재성의 경우, 김영권의 추가골에 있어 도움까지 기록하며 빛을 더욱 발했다.
우려했던 황인범의 공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패스 줄기에 있어 약간 감소했을 뿐 오히려 다이나믹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덕분에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이 더욱 이란 진영에서 활개 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지명된 이재성은 "벤투 감독님의 철학은 항상 동일하다. 선수들 모두가 이걸 안다. (권)창훈이와는 오랜 기간 발을 맞췄다. 둘 다 공격적이어서 수비적으로 협업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승리 전략에 대해 밝혔다.
과거 벤투 감독은 계속해서 똑같은 전술이 기용되면서 '고집불통', '원툴' 등 여러 비난을 받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짧은 시간 내에 해결책을 만들어냈고, 세부적인 변화를 가져감으로써 적절히 대응해냈다. 플랜A가 이제는 완벽하게 잡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