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충격적인 월드컵 탈락 소식에 자국 축구협회 회장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탈리아는 25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팔레르모에 위치한 스타디오 렌초 바르베아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북마케도니아를 상대로 0-1 패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후반 추가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 북마케도니아가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이탈리아는 지난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로 2회 연속 월드컵 진출 실패 기록을 세웠다.
당연히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난리가 났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번 패배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재앙과도 같다', '충격적인 패배다', '끔찍한 악몽과 같다' 등 일제히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축구협회 회장도 화가 났다. 이탈리아 축구협회의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회장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그라비나 회장은 세리에A 팀들이 국가대표팀 소집을 탐탁치 않아 하는 것에 대해 비난했고, 클럽들이 대표팀 소집을 짜증나는 일로 여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라비나 회장은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국가대표팀 소집에 응하려고 하지만, 정작 클럽들은 나라가 선수들을 부를 때마다 저항한다는 점이 문제다. 클럽들은 국가대표팀 소집을 기회라고 여기기 보다 짜증나는 일로 치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소년 팀 선수들 중 30%만이 이탈리아 출신이기 때문에 감독들이 선수들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달린 중요한 경기인만큼, 그라비나 회장도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라비나 회장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이 최대한 준비 시간을 오랫동안 갖도록 하기 위해 리그 30라운드 경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패배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라비나 회장은 "난 만치니 감독이 우리와 계속 함께 가기를 바란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우리와 약속한 것이 있다"라며 만치니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