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KKKKKKK.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또 한번 탈삼진 본능을 과시했다. 안우진은 19일 창원 NC전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5승(3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을 2.25로 내렸다. 시즌 9경기 중 7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안우진은 이제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됐다. 물론 김광현(SSG)이나 양현종(KIA)처럼 특급 에이스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다. 여전히 갑작스럽게 집중타나 제구 난조로 흔들리는 구간이 나온다. 그래도 제구력과 커맨드가 크게 흔들리던 지난 2~3년 전에 비하면 일관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안우진이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는 대표적 증거가 탈삼진이다. 올 시즌 안우진은 69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이날 맞대결을 펼친 드류 루친스키(NC, 64개)에게 5개 차로 앞서간다. 루친스키와 3위 찰리 반즈(롯데, 63개)가 안우진을 바짝 추격한다.
최고구속 158km을 찍으면서 두 종류의 고속 슬라이더에 느린 커브, 여기에 체인지업까지 던진다. 변화구 커맨드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엄청난 구속 차에 공략 가능한 코스가 늘어나니 탈삼진을 많이 잡을 수밖에 없다.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홀더에 도전한다.
다승이나 이닝, 평균자책점 1위는 만만치 않다. 다승의 경우 김광현과 반즈(이상 6승)에게 1승 뒤진 공동 3위다. 그러나 키움 타선의 생산력은 리그 최하위권이다. 불리하다. 이닝은 1위 반즈(61⅔이닝)에게 4⅓이닝 뒤진 4위다. 앞으로 꾸준하게 6~7이닝을 소화하면 추격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홍원기 감독이 절대 무리시키지 않는다. 평균자책점은 0.66의 김광현이 '넘사벽'이다. 김광현이 갑자기 크게 무너지지 않으면 2.25의 안우진이 추격하기 쉽지 않다.
결국 탈삼진 타이틀홀더는 안우진으로선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다. 물론 홍 감독은 안우진에게 탈삼진을 의식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말은 맞다. 탈삼진보다 중요한 건 상황에 맞는 피칭과 최소실점이다. 에이스는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다만, 안우진이 자연스럽게 좋은 투구내용을 꾸준하게 선보이면 탈삼진 부문에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안우진은 언젠가 김광현과 맞붙어 이겨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맞대결 성사 여부는 때가 돼야 알 수 있지만, 일단 탈삼진 타이틀홀더가 되면 적어도 그 부문만큼은 김광현을 눌렀다는 자부심도 생길 수 있다.
또 하나. 탈삼진 타이틀홀더는 2015년 차우찬(당시 삼성, 194탈삼진) 이후 6년 연속 외국인투수의 몫이었다. 올 시즌 안우진의 도전은 토종투수의 자존심을 세우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 올 시즌 경기당 7~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키움의 잔여 101경기 중 20경기 정도 더 등판한다고 가정하면 230탈삼진까지 가능하다. 물론 단순 계산일 뿐이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한다.
안우진은 데뷔 후 2020시즌까지 매년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2021시즌에 처음으로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술판 파동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서 페널티를 받느라 또 공백기가 있었다. 올 시즌이야 말로 꾸준함을 증명해야 탈삼진 타이틀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
참고로 안우진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1.51로 투수 8위, 전체 23위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은 2.07로 김광현(2.01)에 이어 당당히 2위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98로 1위. 반면 여전히 볼넷이 아킬레스건이다 보니 탈삼진/볼넷은 3.05로 1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