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최고의 토종 투수로 안우진을 꼽았다. 이날 그런 안우진을 상대하는 삼성 선수들 중에서는 '공포의' 4할 타율을 기록 중인 호세 피렐라가 있었다. 최고의 창과 방패의 맞대결. 결과는 안우진의 완승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3-2,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7연승에 성공한 키움(31승 20패)은 2위에, 삼성(24승 26패)은 6위에 각각 자리했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등판, 6승 3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 중인 안우진이었다. 지난 4월 말이었다. 안우진을 상대 투수로 만났던 수베로 한화 감독은 "안우진은 최고의 KBO 리그 한국인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당시 그는 "한국인 투수들 중에서 넘버원이다. 확실히 좋은 구위를 가졌다. 속구뿐만 아니라 2~3번째 구종 역시 제구력이 뛰어났다"고 감탄했다.
이날도 안우진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8이닝(100구)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을 마크하며 시즌 7번째 승리를 따냈다. 다승 부문 단독 선두. 8이닝은 올 시즌 그의 최다 이닝 투구였다.
삼성은 올 시즌 유일한 4할 타자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그 주인공은 외국인 타자 피렐라. 허삼영 삼성 감독은 2번 타순에 피렐라를 배치하며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상대 투수는 안우진이었다.
1회 무사 1루 기회서 첫 타석을 맞이한 피렐라는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를 받아쳤으나 2루수 앞 병살타에 그쳤다. 4구째 결정구는 156km(이하 네이버 문자중계 기준) 속구였다. 이어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0-2의 볼카운트에서 156km짜리 볼을 보여준 뒤 무려 146km의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후속 오재일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뒤 5회 또 1실점 한 안우진. 그러나 유독 피렐라를 상대할 때면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6회 선두타자로 나선 피렐라를 볼카운트 1-2에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구째 결정구는 또 156km가 나왔다.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피렐라. 이번에도 승자는 안우진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5구째 역시 다시 한 번 156km가 찍혔다. 혼신의 힘을 다한 안우진의 이날 경기 마지막 공이었다.
비록 안타를 단 한 개도 쳐내지 못했지만 피렐라의 타율은 종전 0.409에서 0.400으로 떨어지며 4할을 유지했다. 사실 이 경기 전까지 피렐라는 안우진 상대로 통산 14타석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매우 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날 맞대결에서는 안우진의 압승으로 끝났다. 과연 다음 맞대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