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짜리 베테랑 선수를 영입한 건 결코 토트넘스럽지 않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이 지난달 31일 토트넘이 새롭게 영입한 크로아티아 윙어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에 관한 기획기사에 적은 코멘트다. 영건 위주로 영입한 기조를 버리고 베테랑을 영입한 것이 새로운 시도라는 분석이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이미 해리 케인, 손흥민,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 등을 보유했다.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콘테 감독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젊은 선수들을 발전시킬 베테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 예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를 들었다. 불혹을 앞둔 즐라탄이 평균연령이 낮은 AC밀란에 경험과 위닝 멘털리티를 주입했듯이 토트넘도 그러한 류의 선수를 영입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콘테 감독은 특히 즐라탄이 젊은 선수들이 압박에 대처하는 걸 돕는 점을 주목했다.
물론, 즐라탄은 페리시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스타성을 지녔다. 존재감 자체가 차이가 난다. 하지만 페리시치 역시 근 10년간 빅리그에서 꾸준히 뛰며 무수한 경험을 쌓았다.
페리시치는 도르트문트 시절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했고, 바이에른뮌헨 소속으로 트레블(분데스리가, DFB포칼, 유럽챔피언스리그)을 이뤘다. 2020~2021시즌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휘 하에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세리에A 우승에 일조했다. 뿐만아니라 크로아티아 대표팀 일원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을 따냈다.
토트넘이 지난달 31일 영입한 건 단순히 33살짜리 베테랑 윙백이 아니라 '빅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보고, 월드컵 결승에서 골맛을 본 선수, 나아가 콘테 감독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선수'다. 기대감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토트넘은 과거 이와 비슷한 영입을 한 적이 있다. 아약스, AC밀란,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인터밀란 등 빅클럽만 골라 다닌 네덜란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에드가 다비즈를 2005년 영입했다. 다비즈의 옛 동료인 티무 타이니오는 "에드가는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대단히 경쟁심이 넘쳤다. 팀에 위닝 멘털리티를 가져왔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땐 이렇게 개성넘치는 선수가 필요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2017년 스완지시티에서 영입한 스페인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는 해리 케인의 백업 스트라이커 롤을 기대 이상 잘 수행해준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에서 우승을 경험한 '사자왕' 요렌테는 맨시티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일전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다비즈와 요렌테가 토트넘에 입단할 당시 나이는 공교롭게 서른두 살이었다. 페리시치는 서른셋이다. 콘테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최우선 영입 타깃으로 올 여름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페리시치를 점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메리트를 앞세워 페리시치를 품었다.
'디애슬레틱'은 "아직 5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토트넘의 이번 여름은 벌써 다르게 느껴진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