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은 ‘농구황제’라고 불린다. 농구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뜻이다. 마케팅, 의류, 운동화 등 농구 산업에 끼친 영향도 크다.
그러나, 그는 농구 경기방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조던과 같은 화려한 농구를 하지는 않지만, 농구 경기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런 점에서 커리가 조던보다 농구에 끼친 영향력이 더 크다.
폭스 스포츠의 콜린 카우허드가 최근 ‘더 허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보퉁 농구 팬들은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를 비교하곤 한다. 둘 중 누가 더 위대하냐는 토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카우허드는 농구 실력 자체가 아닌 차원에서 커리와 조던을 비교했다.
그는 “나는 커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다. 조던은 모든 수를 써서 승리했다. 마이클이 영향력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게임을 바꾸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게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였다. 하지만, 현대 농구는 커리 때문에 달라졌다. 고등학교, AAU, 대학, 프로, 국제 농구 경기가 모두 달라졌다”고 말했다.
카우허드가 지적한 커리의 영향력이란, 3점슛을 말한다. 커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조던의 화려한 골밑 플레이와 덩크슛이 농구 경기의 ‘꽃’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조던의 플레이를 모방하면서 성장했다. 세계 농구도 그런 흐름이었다.
그러나, 커리가 등장하면서 NBA는 물론이고 세계 농구 경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3점슛이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이후 농구 경기에서의 화려한 덩크슛은 그 영향력을 잃게 됐다. 골밑에서의 화려한 플레이 역시 팬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덩크와 골밑슛 모두 2득점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팬들은 덩크와 골밑슛보다는 멀리서 던지는 3점슛에 더 열광했다. 곡선을 그리며 림을 통과하는 장면이 더 짜릿하기 때문이다.
3점슛의 비중이 커지게 되자 팀 감독들도 골밑 플레이보다는 외곽슛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게 됐다. 과거에는 샤킬 오닐, 데이비스 로빈슨, 팀 던컨 등 키가 큰 센터들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으나, 지금은 커리와 같은 외곽슈터가 판을 치고 있다.
조던은 스코티 피펜이라는 조역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사실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커리는 조역자 없이도 혼자서도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무기를 갖고 있었다.
조던이 NBA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연 업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커리의 영향력이 조던보다 더 강력했다는 것이다.
한편, 커리는 3일(한국시간)부터 보스턴 셀틱스와 격돌하는 NBA 파이널 시리즈에서 골든스테이트의 정상 재등극과 파이널 최초 MVP 등극을 노린다.